민주주의 국가인 한국에서는 아직까지 표현의 자유가 자유롭지 못하는 듯 하다. 지난해 세월호 참사로 무능력한 정부를 비판해 박근혜 대통령과 김기춘 비서실장, 박정희 대통령 등을 그려 넣은 세월오월 걸개그림은 검열파동을 일으키기도 했다.
현 박근혜 정권과 유신정권을 풍자한 작품인 '세월오월', '골든타임', '바리깡_1', '꽃구경'이 베를린 버전으로 재탄생해 베를린의 ngbk 뮤지움에 전시되어 화제가 되고 있다.
이 작품들은 한국에서 독일로 이송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운송업체가 이송을 거절하는 등 황당한 일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베를린에서 한국유학생들의 도움을 받아 작품을 새로 그려 전시하게 됐다.
'동아시아의 금지된 이미지' 주제의 이번 전시는 2년 전 신사회미술협동조합(ngbk)의 전시기획팀들이 베를린 문화부에 공모하여 30:1의 경쟁률을 뚫고 당선됐다고 한다. 그 중심에 한국 대표로 홍성담 화백이 참여해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번 전시는 한국작가 2인 (홍성담, 선무), 타이완 작가 2인(첸 치젠, 첸 칭야오), 일본 작가 2인(나카가키 카츄히샤, 도미야마 다에코)등 모두 6명의 작가들이 참여했다.
홍 화백은 "이번 전시된 작품들은 한국 유학생들의 도움을 받아 새로 그리게 됐다"며 "원작보다 집중도에서 모더니티에서 훨씬 더 정리가 된 그림이 창작되었고, 사람들도 원작보다 훨씬 더 좋다는 평가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그는 "베를린의 자유스러운 분위기 속에 내 마음껏 그릴 수 있다는 자유가 붓을 쥔 내손에 무한한 상상력과 조형성을 가져다 줬다"고 소감을 밝혔다.
홍성담은 프레스 오픈 인사말을 통해 "저의 작품을 한국의 여러 가지 불미스러운 상황 때문에 직접 보여주지 못한 것이 너무 죄송하다"며 "한국의 민주주의는 한국 민중들의 많은 희생을 바탕으로 이루어졌는데, 정치권력을 지극히 단순하게 풍자한 작품 조차 운송을 방해하고 불허하는 한국의 민주주의에 대해 대단히 우려가 되고, 부끄러움을 감추기 힘들다"고 말했다.
한편 '동아시아의 금지된 이미지' 주제의 이번 전시는 베를린 ngbk 뮤지움에서 4월 17일부터 6월 14일까지 열린다. 지난해 광주비엔날레 20주년 특별전에 전시될 '세월오월' 작품은 결국 전시가 무산되고, 미국 UN본부 앞, 대만의 타이완 타이난시 국립 청콩대학(成功大學) 등에 전시되기도 했다.
프레시안=시민의소리 교류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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