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K 의혹의 핵심 당사자인 김경준 씨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김 씨의 누나인 에리카 김 변호사가 미국에서 BBK 사건과 관련된 약 10kg 무게의 서류박스를 보내 온 사실이 알려져 주목된다.
<문화일보>의 19일 보도에 따르면 에리카 김 변호사가 미국에서 보낸 이 서류박스는 이날 오전 11시5분 께 김경준 씨의 법정대리인인 박수종 변호사의 서초동 사무실에 도착했다. 발신인은 에리카 김, 발신 날짜는 지난 13일로 명시돼 있었다.
에리카 김이 보내 온 서류박스에 정치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은 이 서류가 이명박 후보와 BBK와의 관계를 입증할 수 있는 자료일 수 있기 때문.
김경준 씨는 지난 8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명박 후보가 LKe뱅크 지분을 100% 갖고 있으며, 자회사인 BBK와 LKe뱅크의 지분 모두를 갖고 있다는 것을 증명할 자료가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지난 16일 송환될 당시에도 김 씨는 10쪽 분량의 자료를 검찰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를 호송했던 미국 측 관계자도 "김경준이 (미국 내) 구치소 감옥에서 갖고 있는 서류는 송환 전 모두 가족들에게 인도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일단 서류박스의 수신인으로 돼 있는 박수종 변호사는 지난 15일부터 자신의 사무실에 출근을 하지 않고 있는 상태이지만, 이들 서류를 검토한 뒤 곧 검찰에 제출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조사 본격화…25일 전 중간조사 발표 가능성도
한편 검찰도 수사에 속도를 붙였다. 김 씨가 영장 실질심사를 포기한 만큼 수사의 촛점이 김 씨의 범행 자체보다는 이명박 후보와의 연관성으로 집중되고 있는 것.
김경준 씨가 송환과 동시에 검찰에 제출한 문서의 진위여부 분석에 들어간 검찰은 에리카 김이 보내 온 서류들이 검찰에 제출되는 대로 이에 대한 정밀분석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그러면서도 검찰은 사안의 민감성을 감안해 관련된 구체적 수사내용에 대해서는 극히 말을 아끼고 있다.
김홍일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는 이날 오전 정례브리핑에서 "김경준 씨를 오늘도 불러 조사할 예정"이라면서도 "수사 내용과 참고인 소환 여부 등 수사 상황에 대해서는 일체 말을 할 수 없다"고만 밝혔다.
이런 가운데 대선후보 등록일인 오는 25일 전까지는 검찰의 1차 수사결과가 나올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검찰이 그 동안 '정치적 오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라도 신속하게 수사하겠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혔고, 특히 오는 26일에는 임채진 신임 검찰총장의 취임이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신임 총장의 부담을 덜기 위해서라도 그 전에 중간 수사결과를 발표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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