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서울 63빌딩에서 열린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이 후보는 주가조작 연루의혹, 김경준 씨가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이면계약서'의 존재여부, 도곡동 땅의 판매대금이 '다스'를 통해 BBK로 유입됐다는 주장 등 지금까지 제기됐던 주요 의혹 전반을 부인했다. 이 후보는 때로 불쾌하다는 듯한 반응까지 보였다.
"도곡동 판 돈이 BBK로? 상식 이하다"
이 후보는 "김경준 씨와 이 후보 사이에 이면계약서가 있다는 주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한 토론자의 질문에 "이면계약서가 있다면 (김경준 씨가) 3년 반 동안 귀국하지 않으려고 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면서 "그런 것은 없다"고 잘랐다.
그는 "이면계약서가 있을 것 같지도 않다. 다른 것을 갖고 말하는 것인지…"라며 이같이 말했다. 한나라당은 이면계약서가 존재하더라도 김 씨가 위조한 것이 분명하다는 입장이다.
이 후보는 또한 지난 2000년부터 2001년까지 언론인터뷰에서 "내가 BBK를 창업했다"고 말했던 것과 관련해선 "당시 인터뷰는 홍보적 차원에서 한 일"이라면서 "그 과정에서 혼선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같은 날 다른 일간지 인터뷰에서는 'BBK는 김경준의 회사'라고 소개하기도 했다"고 반박했다.
도곡동 땅 매각 자금이 주식회사 '다스'를 통해 BBK로 유입됐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이 후보는 "상식 이하"라며 강한 어조로 반발했다.
이 후보는 "검찰의 도곡동 땅 수사결과 발표는 검찰답지 않은 것이었다"면서 "정치권에서 말을 만들어 내가 마치 관련 있는 것처럼 만들려는 계획적 음모라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그러면서도 이 후보는 "이 문제와 관련해 어머니에게 한 점 부끄러움도 없느냐"는 한 토론자의 질문에 "어머니까지 나올 필요가 있느냐"면서 "주가조작하는 정도의 수준이라면 대통령이 될 수 없을 것이라고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결백을 주장했다.
그는 "주가를 조작할 전문지식도 없고, 그렇게 할 생각도 없고, 그렇게 하지도 않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독실한 신앙인인데, 종교에 걸고 단언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도 이 후보는 "신앙까지 나올 이유가 없다"고 피해 갔다. 이 후보는 "나는 특정 신당 이전에 '다종교'를 믿는다"면서 "특정 종교를 두고 이야기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후보는 이어 "김경준 씨의 동업자로서 주가조작 피해자들에 대해 도의적인 책임감을 느끼지는 않느냐"는 질문에도 "억지로 도의적 책임을 지라는 말씀을 하는 것 같다"면서 "냉철하게 법으로 다스려야 한다. 도의적으로 책임진다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고 답했다.
이 후보는 자신에 대한 검찰소환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제기되는 것과 관련해선 "(나는) 완전 관계가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나를 부를 이유가 전혀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그는 "법이 살아 있다면 (진실이) 가려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자녀들에게 임금지급 사실 알았나?" 질문에 "알았든, 몰랐든…"
BBK 주가조작 사건 등 검찰로 넘어간 의혹은 정면으로 부인했지만 이 후보는 최근 논란이 된 두 자녀의 '유령취업 논란'에 대해선 다시 한 번 고개를 숙여야 했다.
이 후보는 이와 관련한 한 토론자의 질문에 "꼼꼼히 챙기지 못해 후회스럽기도 했다"면서 "국민 여러분께 사과를 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이 후보는 "두 자녀가 실제로 빌딩관리를 했느냐"는 질문에는 "실제로 근무했는지, 아닌지보다는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제 불찰"이라면서 명확한 답변을 하지 않았다.
이 후보는 "그 돈이 급여 형식으로 지급된 사실을 알고 있었느냐"는 거듭된 질문에도 "알았든 몰랐든 제 책임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알았더라도 제 책임, 몰랐더라도 제 책임"이라는 '애매한 답변'만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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