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구 국무총리가 검찰 수사 방향을 시사하는 듯한 발언을 해 논란이 예상된다.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전 새누리당 의원)으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의혹을 받고 있는 이 총리는 15일 국회 대정부질문 과정에서 "검찰 수사는 대단히 복잡하고 광범위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이 피의자가 될 수 있는 사건인데, 마치 사건 지휘를 하고 있는 것처럼 발언한 것이다.
새정치민주연합 이미경 의원은 "수사 보고 체계에 있는 총리로서 매우 부적절한 발언"이라며 "검찰의 수사를 걱정하게 만드는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이 총리는 "지난 3월 22일 (성완종 전 회장이) 전화 주고, 그리고 돌아가실 때까지 한 번도 전화가 없었다. 15일~16일 정도 시간이 있었는데 왜 (나에게) 전화를 안 했겠느냐"며 자신이 이번 사건과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 총리는 박근혜 대통령이 자신에게 모종의 발언을 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대통령과 이 사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느냐"는 이 의원의 질문에 이 총리는 "대통령과 대화 내용을 이 자리에서 밝히는 것은 적절치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역시 부적절한 발언이다. 현재 이 총리는 '사퇴 압박'을 받고 있다. 야당은 물론 여권 인사들까지 사퇴 요구에 가세했다. 그런 상황에서 마치 '모종의 대통령의 뜻'이 있다는 것을 시사한 것이다.
성 전 회장과 이 총리의 관계에 대한 증언들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이 총리는 의혹을 적극 부인했다. 이 총리는 재보궐 선거 관련 후보 등록을 하고 사무실 개소식을 했던 2013년 4월 4일, 성 전 회장과 독대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기억 나지 않는다"고 거듭 주장했다. 그 자리에서 3000만 원을 받았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 총리는 "당시 (선거 사무소) 개소식에는 지인이 축하하러 오고 취재 경쟁도 심했다. 개소식 등록하는 날은 특별한 날이니 누가 왔는지 누구를 만났는지 기억을 못한다"며 "국회의원을 해 본 사람, 지역구를 해본 사람은 다 알지 않나"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총리의 이같은 해명의 무게는 가벼워지고 있다. 인사청문회 때부터 숱한 거짓말이 들통났기 때문이다.
이 총리가 대정부질문 등에 나와 공식적으로 해명하는 모든 사안들이 검찰 수사에 참고 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 현재 자신의 '발언'들이 추후 부메랑이 돼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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