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전 경기도지사가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 사태와 관련, 검찰 수사만으로는 의혹이 해소되지 않을 것이라며 특검 도입을 주장했다.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도 '우선 검찰 수사를 지켜보자'는 입장을 취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발언이어서 눈길을 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같은날 기자회견에서 특검 도입에 대해 "검찰의 수사가 순서"라며 부정적 입장을 밝혔었다. (☞관련기사 : 여야 "성완종 리스트, 특검 요구할 단계 아냐")
김 전 지사는 12일 일부 기자들과 함께 점심을 들며 "필요하다면 특검을 하든지 뭐라도 해야 된다"며 "검찰 수사만으로 의혹 해소가 될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 전 지사는 그 이유에 대해 "검찰 수사 자체에 대해서 사자(死者, 성완종 전 의원)는 승복을 안 했다. 나는 성 전 의원과 생각이 같은 것은 아니지만 사자가 이렇게 (입장을) 내 버렸다"고 언급했다.
김 전 지사는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 도입 당론 채택과 관련해 "선거 비용이 300억 더 들어가겠지만 비리는 청산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하던 중에도 "지금의 공천 제도는 밀실공천이고 투명하지 않기 때문에 여러 가지 잡음이 들어간다. 당 대표 선거할 때도 대표가 공천권을 가지니까 경선 과정에 돈이 들어가고, 대통령 만들어내는 데에도 돈이 들어가고 그런 과정이 계속 나온다"고 하기도 했다.
이는 성 전 의원이 구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대표를 지낸 홍준표 경남지사나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후보 시절 비서실장을 지낸 유정복 인천시장에게 돈을 줬다고 주장한 것을 연상시키는 대목이다. 이에 기자들이 '전당대회나 대선후보 경선에서 부정한 돈이 오갈 수 있다는 입장인 것 같은데, 아직 드러난 것은 없지 않느냐?'고 되묻자 그는 "왜? 많다"며 "이렇게 현재의 대통령이 임기가 반도 안 지났는데, 그 최측근들이 이렇게 한꺼번에 (비리 의혹으로 언론에) 나왔다"고 했다. '박 대통령 측근들이 대선후보 경선에서 돈을 받았다는 거냐?'라고 재질문이 나오자 그제서야 그는 "보도가 그렇게 나오지 않느냐. 나는 보도를 보고 안 것"이라고 한 발을 뺐다.
특검 도입과 관련해, 현재 제1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은 '우선 검찰 수사를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김성수 새정치연합 대변인은 지난 10일 문재인 대표 주재 대책회의 후 브리핑에서 "지금은 특검을 요구할 단계가 아니라는 게 공통적 의견"이라며 "진행되는 상황을 보고 검찰의 진상규명 의지나 능력이 없다면 요구 수위를 더 높일 수 있지만, 그건 그 단계에 가서 논의할 사안"이라고 했었다. 이런 가운데 김 전 지사가 이날 '특검을 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지자, 새정치연합 당직을 맡은 한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김 전 지사도 검찰을 못 믿나 보다"라고 웃음지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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