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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해양 하청 노동자, 두 번째 고공농성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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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해양 하청 노동자, 두 번째 고공농성 돌입

'복직 약속' 이행 않자 4년 만에 다시 고공으로

대우조선해양 사내하청업체에서 일했던 해고자가 회사의 복직 약속 이행을 촉구하며 조선소 크레인 위에 올라 고공 농성을 시작했다.

대우조선하청노동자조직위원회 강병재(53) 의장은 9일 오전 3시께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N안벽의 높이 50미터 크레인에 올라 농성에 돌입했다.

▲크레인 농성장에서 바라본 조선소 전경. ⓒ강병재

대우조선해양의 사내하청업체 소속이었던 강 의장은 지난 2007년 하청노조 조직을 위해 하청노동자조직위원회를 결성하고 활동하다가 2009년 해고됐다. 강 의장은 "원청인 대우조선해양의 개입에 의한 위장 폐업을 가장한 부당 해고"라고 주장해 왔다.
앞서 지난 2011년에도 조선소 송전탑에서 해고 철회를 위한 고공 농성을 벌였던 강 의장은 농성 88일 만에 회사로부터 '2012년 12월 이내에 사내협력업체에 채용한다'는 복직 확약서를 받고 농성을 해제했지만, 결국 복직은 이뤄지지 못했다. 그가 4년 만에 다시 고공 농성에 돌입한 이유다.

그는 농성 돌입과 함께 언론사에 보내온 글에서 "지난 2012년 12월 이내에 대우조선해양 사내협력업체에 채용한다는 내용의 복직 확약서를 작성하고 고공 농성을 풀었지만, 대우조선해양은 아직도 이행하지 않고 있다"며 "원점에서 88일 송전탑 농성의 완전한 이행이 아니면 죽음을 각오하겠다는 두 번째 고공 농성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강 의장은 회사를 상대로 농성 기간에 필요한 물품 지원과 통신 대책 마련 등을 요구하기도 했다.

다음은 강 의장이 농성에 돌입하며 낸 입장 글이다.

두 번째 고공 농성에 돌입하며...

대우조선해양은 산업은행이 소유한 공기업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 일개 비정규 하청 노동자의 처절한 88일 송전탑 농성의 복직 확약을 지키지 않아도 아무렇지 않은 사회가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현 사회의 모습이다.

전국에서 수 없이 이어졌고 지금도 이어지고 있는 고공 농성은 우리사회 노동자의 절박한 현실을 보여주고 있고, 재벌을 대변하는 현 박근혜 정부가 생산의 주체인 노동자를 바라보는 시각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더이상 방법이 없어 자신의 몸을 혹사하면서 세계 노동사에 그 유래가 없는 고공으로 올라야만 하는 엿 같은 현실이 참담하다.

"해고는 살인이다" 스타케미칼, SK와 LG, 쌍용차 해고 노동자와 전국의 수많은 해고 노동자들이 격었던죽음과 절망이 나와 무관하지 않음을 온 몸으로 실감한다. 최소한의 생활을 지속할 사회 안전망이 구축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의 장기간 실직 상태는 곧 죽음을 의미한다.

비정규 하청 노동자의 인간다운 삶을 위한 하노위 활동으로 인한 해고 생활 7년, 거주 공간을 투룸으로 줄이고, 지인에게 생활비를 빌리고, 수입이 없는 상태에서 활동을 지속하기위해 하청 노동자에게 후원을 받고, 새벽에 인력에 나가면서 하노위 활동을 지속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일이 떨어져 힘든 상태이다.

딸 애 용돈을 줄 수 없어 스스로 알바를 하는 모습을 보면서 더 이상 하노위 활동도 생계 문제도 해결할 수 없는 상태에 놓여 있다.

그리고 현장의 하청 노동자들과 연결망을 형성하고 활동을 지속하고 있지만 직접 현장에서 함께 노동하고, 함께 굴종 당하고, 함께 분노하지 못하는 현장감의 상실은 더 큰 문제로 다가온다.

다시 결단한다! 현장으로 돌아가서 현장의 분노를 온몸으로 느껴며 비정규 하청노동조합 건설을 위한 하노위 활동을 확대 강화하기 위해 복직하기 전에는 죽어서 내려온다는 각오로 고공 농성에 돌입한다.

딸애와 고공 농성을 할 수밖에 없는 이야기를 하면서 아빠가 하고자 하는것이 조선시대에나 있을 법한 노예 족쇄 신분인 비정규직의 삶과 절망을 너에게 물려주지 않겠다는 아빠의 노력으로 이해해줄 것과, 농성기간 동안 생활을 혼자서 해나갈 수 있게 알려주는 과정은 가슴 찢어지는 아픔에 딸애를 안아주며 한참을 같이 울었다.

눈물로 아빠를 이해하고 동의해준 딸애가 자랑스럽고 미안하다.
▲4년 만에 다시 고공 농성에 돌입한 강병재 의장. ⓒ강병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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