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홍준표 의원은 15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수사를 통해 검찰이 정말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는지 여부를 지켜보겠다"면서 "정치검찰의 모습을 보일 경우 특검도 검토할 수 있다"고 으름장을 놨다.
홍 의원은 "검찰은 선거운동 기간 동안 수사의 본질이 아닌, 이명박 후보의 관련 여부를 수사해서 발표하거나 흘리면 안 된다"고도 했다. 속전속결 수사를 장담하고 있는 검찰에 '입 다물라'는 압박을 가하고 나선 것.
그는 "검찰이 김 씨의 범죄사실을 확인한 후 이 후보와 관련성 여부를 수사하는 시점이 되면 이미 대선후보 등록이 된 시기다"며 이같이 말했다.
전날에도 홍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공작귀국, 공작수사와 관련된 이들은 선거가 끝난 뒤에도 색출할 자신이 있다"며 "2002년처럼 두 번 당하지는 않는다. 선거가 끝난 뒤 흐지부지하는 사태는 절대 없다"고 했었다.
홍 의원은 또 "(김경준 씨) 귀국 공작을 어디서 하는지 알기 때문에 이 후보가 대선에서 승리하면 공작팀은 보름 내에 교체될 것"이라고도 했다.
그는 "2002년 검찰 일부 간부가 김대업과 공작의 손을 잡았다"며 "그 사람들이 지금도 남아있다. 그러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라고 사실상 김경준 씨의 귀국 배후로 검찰을 지목하면서 정권이 교체되면 관계자들을 "반드시 손 보겠다"는 일종의 '협박성' 메시지를 보낸 셈이다.
이방호 사무총장도 최근 "수십만 명을 동원해 민란 수준의 메시지를 보내겠다"고 배수의 진을 친 바 있다. 김경준 씨의 귀국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한나라당은 김 씨의 언론접촉을 차단하기 위해 일부 당직자들을 공항에 배치하기도 했다.
"공포정치의 부활이냐", "이명박 후보의 혐의가 밝혀지면 무조건 공작이라는 것이냐", "자신은 무죄라면서 무엇이 그렇게 두렵느냐"는 정치권 안팎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역풍을 고려하지 않는 한나라당의 강경기조는 지속되고 있는 셈이다.
'국정원 연루설', '여권 중진 배후설'…
한나라당은 또한 '정치공작의 배후'를 둘러싼 각종 의혹을 제기하며 방어막 치기에 진력했다.
박계동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정동영 후보가 당 의장 시절인 지난 2006년 2월부터 사용해 왔던 강남구 사무실에 당시 국정원 2차장 지휘 하의 홍모 과장과 5급직원 고모 씨 등 5~6명이 수시로 드나들며 국정권 산하 부패척결 TF가 수집한 자료를 (정 후보 측에) 제공해 왔다"고 주장했다.
특히 박 의원은 "지난 2002년 대선 당시 '기양건설 공작'을 주도했던 연모 씨가 BBK 음해공작의 미국 포스트"라면서 "연 씨는 자신이 발행인인 LA 지역 주간신문(선데이저널)을 통해 60여 차례 BBK 관련기사를 게재해 의혹 부풀리기를 했다"고 말했다. 그는 "결국 2002년 대선 당시 정치공작팀이 다시 뭉쳐 '어게인 2002'를 꿈꾸고 있는 것"이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정형근 의원도 이날 강원도의 한 빙상경기장에서 열린 '국민성공대장정' 강원대회에서 "여권의 중진이 LA에서 김경준 씨를 위해 TF팀을 설치하고 진두지휘하고 있다고 들었다"면서 의혹을 부채질하기도 했다.
홍준표 의원은 전날에 이어 '김경준 거래 시도설'을 거듭 제기하기도 했다. 홍 의원은 이날 오전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김경준 측으로부터 두세 차례 협상제안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구체적 근거를 제시하지 않은 홍 의원은 "김 씨의 가족 또는 주변 변호인들로부터 '대선 전까지 귀국하지 않겠다'는 이야기가 들어왔다"면서도 "그러나 역공작 가능성도 있고, 범죄인과 협상한다는 것은 나중에 또 다른 불씨를 낳을 우려가 있어 거부했다"고만 말했다.
한편 박 의원의 "국정원 직원이 정동영 후보 측에 이명박 후보 관련 자료를 제공해 왔다"는 주장에 대해 국정원은 "터무니 없는 주장으로 사실 무근"이라며 "이에 대해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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