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으로부터 금품을 받은 당사자 중 한 명으로 지목된 임채진 후보자를 둘러싼 논란보다는 이명박 후보의 각종 의혹에 대한 임 후보자의 수사의지를 묻는 질문이 대종을 이뤘다. 이번 주 김경준 씨의 귀국과 함께 검찰이 사실상 'BBK 수사'의 주체가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검찰총장이 '전과 14범 대통령' 지시에 따를 수 있겠나"
신당 문병호 의원은 "BBK 사건에서 실질적으로 돈을 운용하고, 주가를 조작하고, 입금과 송금을 한 사람은 이명박 후보의 비서나 대리인으로 이미 국내에 있다"면서 "왜 검찰은 김경준 씨가 올 것만을 기다리면서 두 손을 놓고 있느냐"고 따져 물었다.
문 의원은 "각종 정황으로 볼 때 이명박 후보가 결국 BBK 사건에 상당부분 관계된 것은 명백하다"면서 "검찰에서 사명감을 갖고 대선후보 등록 전, 늦어도 대통령 선거가 종료되기 전까지는 결론을 내야 한다"고 '신속한 수사'를 당부하기도 했다.
이에 임채진 후보자는 "법과 원칙에 따라 신속하고 정확하게 철저하게 수사할 것"이라는 원론적인 답변을 내 놨지만 신당 의원들의 공세는 더욱 거세게 이어졌다.
선병렬 의원은 "이명박 후보는 주가조작 같은 '화이트칼라 범죄'도 연루돼 있지만, 제기된 의혹을 하나하나 살펴보면 거의 '잡범'수준"이라고 비난했다.
선 의원이 'BBK 의혹', '선거법 위반과 위증교사 의혹', '건축법 위반', '다스의 해외 호화주택 구입 논란', '위장전입 논란', '자녀들의 위장취업 논란' 등 이명박 후보를 둘러싸고 제기된 각종 의혹과 위법사례를 하나하나 언급하면서 "전과 14범이라는 사람이 대통령이 되겠다고 하는데 검찰총장 후보자는 전과 14범 대통령의 지시를 따를 수 있겠느냐"고 물었다.
이에 한나라당 의원들은 "도대체 의도가 뭐냐", "그만 하라"는 고성으로 맞섰다. 선 의원도 반발하는 한나라당 의원들을 향해 "한나라당 의원들은 공직 후보자를 청문하려면 이명박 후보부터 사퇴시키고 오라"고 물러서지 않았다.
김동철 의원도 "한나라당은 사건이 터지면 무조건 부인하고 본다"면서 "특히 BBK 사건은 이명박 후보가 주가를 조작한 범죄인인지 아닌지를 밝히는 것이 대한민국 5년의 미래에서 대단히 중요한 만큼 후보자는 검찰총장직을 걸고 철저하게 수사해 달라"고 당부했다.
"청문회 앞두고 '떡값명단' 공개…정권의 시그널 아니냐"
반면 한나라당 나경원 의원은 "삼성으로 금품을 받은 '떡값검사' 명단이 왜 오늘 청문회를 앞두고 갑자기 발표됐는지 의문"이라면서 "결국 명단에 있는 분들에게 뭔가 시그널을 보내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나 의원은 "결국 BBK 수사를 앞두고 대통령이 검찰에 압박을 줘 검찰의 공정수사 의지를 꺾는 게 아닌가 하는 이야기도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결국 삼성으로부터 금품을 받은 검사들의 명단이 공개된 것이 BBK 수사를 '관리'하려는 정권 차원의 '공작'이 아니냐는 주장인 셈.
이어 나 의원은 "검찰은 지난 '도곡동 땅 의혹'에서 '제3자의 것으로 보인다'는 있을 수 없는 발표를 했다"면서 "이번 BBK 수사에서도 또 '보인다'는 표현으로 국민을 혼란시킬 것이냐"고 캐물었다.
이에 임 후보자는 "앞으로 유념해 한 점의 의혹이나 논란이 없도록 최선을 다 해 수사해 결론을 발표하겠다"고 답했다.
같은 당 이주영 의원도 "신당 의원들은 (임채진) 후보자의 도덕성이나 업무능력보다는 한 분도 빼지 않고 BBK 이야기를 하고 있다"면서 "어떻게든 이명박 후보를 흠집 내 2002년 '김대업의 추억', '공작정치의 추억'을 되살려 보고자 하는 온갖 네거티브에 개탄을 금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이 의원은 "BBK 문제는 특히 지난 치열했던 경선의 검증공방에서 다 나왔던 이야기이고 이명박 후보는 관계가 없다는 금감원과 검찰의 조사결과도 있었다"면서 "검찰이 또 다시 대통령 후보 흠집내기에 이용되는 일이 있어선 안 된다"고 당부했다.
주성영 의원도 "총장은 수사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언론에 찔끔찔끔 흘려서 의혹을 부풀리게 하지 않을 결심을 하고 있느냐"면서 "법과 원칙에 따라 정확한 수사결과를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