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2일 이재오 의원 등의 요구에 따라 개헌 논의를 위한 의원총회를 추후에 개최하겠다고 밝혔다. 그간 새정치민주연합의 개헌 특위 구성에 줄곧 반대 입장을 취하며 당내 공론화조차 몸을 사려왔던 데서 한 발자국 나아가는 모습이다.
유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선거제도 개편 등을 논의키 위한 의원총회에서 "이 의원을 포함해 총 12명의 의원이 '헌법개정 특위 구성의 건'을 의총 안건에 추가해 달라는 요구가 있었다"면서 향후 '공론화'를 진행할 의사가 있음을 밝혔다.
그는 "당헌·당규에 따라 요구가 있으면 제가 진지하게 고려를 해야 한다"면서 다만 "여야 그리고 우리 당 내부에서도 상당한 이견이 있을 수 있는 주제이기 때문에 추후에 적절한 시간을 잡아서 의총을 하도록 하겠다"고도 말했다.
유 원내대표는 이어 안건 추가를 요구한 "12명 의원들의 선수를 계산해 보니 37선이나 되더라. 제가 가볍게 여길 수 없는 요구였는데 오늘 의제로 정하지 않은 건 양해를 좀 구한다"고도 했다.
'문무합작' 오픈프라이머리…막상 토론 붙여보니 분위기는 '썰렁'
한편, 이날 새누리당 의원총회에서는 국민경선공천제도(오픈프라이머리) 등 선거제도 개편을 둘러싼 갑론을박이벌어졌으며, 가장 큰 쟁점인 '새누리당 단독 시행' 여부에 대해선 공개 발언 의원 18명 중 대다수가 '반대' 입장을 피력했다.
오픈프라이머리는 김무성 대표가 줄곧 도입을 주장해 왔고, 김문수 전 의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당내 보수혁신특별위원회가 그 구체적 방법을 다듬어 온 선거 후보 결정 제도다. 특히 김 위원장은 새정치연합이 제도 도입을 거부해도 새누리당 단독으로라도 반드시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김 위원장은 이날 의총에서도 "새정치연합이 받아들이지 않더라도 우리는 반드시 이번에 실현해야 한다"면서 "대표 약속이기도 하고 우리 당 의지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의 생각과는 달리, 김 대표는 의총 직후 기자들을 만나 "이건 우리 단독으로 할 이유가 없다"면서 "지난 전당대회에서 모든 후보가 상향식 공천을 주장했던 새정치연합이 약속한 대로 가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오픈프라이머리가 진짜 '혁신' 이냐를 두고는 의견이 분분하다. 기본적으로 유명세를 많이 탄 현직 의원들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해, 능력있는 정치 신인들로선 이전에 없던 '진입 장벽'이 생기는 결과를 낳는다. 무엇보다 '공천'은 정당이 가진 본연의 기능임에도, 이를 훼손하면서까지 '당내 주류 계파의 공천권 독점'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냐는 지적도 있다.
다만 이날 새누리당 의총에선 이 같은 '오픈프라이머리' 제도 자체가 가진 한계에 대해선 주요하게 다뤄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종훈 원내대변인은 "주요한 반대 이유는 역선택 걱정이었다"고 말했다.
보수혁신특별위원회가 이날 오픈프라이머리와 함께 안건으로 올린 석패율 제도에 대해선 박민식 의원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시뮬레이션을 해봐도 석패율 도입에 따른 지역주의 완화 효과가 크지가 않다. 비례대표 의석 수 확대나 의원 정수 확대 없이 석패율은 하나마나 한 이야기"라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이날 오픈프라이머리 등을 포함한 혁신위 안을 당론으로 채택하진 못했다. 당론 채택을 위한 정족 수가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당 관계자들은 설명했으며, 대신 다음 주에 의총을 한 번 더 열어 한 번 더 의견을 수렴한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