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에 대한 관심과 참여. 말처럼 쉽지만은 않은 일이다. 김유진(33) 조합원은 그래서 특별하다. 대학교를 졸업하고 일간지 기자로 입사한 이후, 교육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유학을 떠났다. 유학 후에는 교육 문제를 현장에서 해결해 보겠다며, 익숙한 언론계를 떠나 직업 진로를 변경했다.
귀국 후 그가 가졌던 직장은 유네스코. 그러나 '좋은 직장'으로 손꼽히는 국제기구도 그에게는 종착역이 아니었다. 그는 "우리 사회의 심각한 교육 격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만든 사회적 기업"을 세우는 데 참여했고, 이곳이 지금 그의 직장이다.
봄볕이 제법 화사하던 지난 26일 오후, 그는 <프레시안> 기자와 한 인터뷰에서 "유학 가서 만난, 같은 대학원을 다닌 사람들끼리 만든 것"이라는 이 단체가 기본적으로 하는 일에 대해 "저소득층 청소년이나 다문화가정 아이들에게 대학생 '학습 멘토'를 붙여주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프레시안 : 그럼 혹시 과외 선생님 소개…?김유진 : (웃음) 교육 봉사다. 다만 과거에는 야학, 공부방 같은 것이 많았는데, 그런 것들은 일방적으로 봉사자에게 헌신을 요구하는 모델이었다. 지속 가능성이 떨어질 수 있다. 장학금 같은 유인책이 더 자극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는 "대학생이 청소년에게 멘토가 돼 주듯 '점프'의 젊은 사회인들이 대학생 봉사자들에게 멘토가 되어 주는 시스템"을 꿈꾼다면서 "두 개의 멘토링이 선순환하도록 하는 것이 우리 단체가 할 일"이라고 말했다.
'점프'는 지난해 세월호 사태 이후 안산 단원고 3학년 학생들에 대한 '멘토링'을 하기도 했다. 대학생 봉사자들에게 주는 장학금과 임·직원들의 급여 등 비용은 개인과 기업 등의 후원금으로 충당된다.
"사주나 지배집단에 좌우되지 말고, 다양한 목소리 반영해 달라"
잘 다니던 직장을, 그것도 두 번씩이나 때려치우게 된 이유를 물었다. 그는 "저는 원래 굉장히 모범생이고 고지식한 스타일이었다. 평생 한 직장으로 만족할 만한 사람"이라면서도 "기자를 하면서 관심을 갖게 된 사회 이슈가 있어서 그것을 공부하고 싶어 유학을 갔고, 그와 관련된 일을 직접 해보고 싶어 기자를 더 하지 않고 직장을 옮겼다"고 했다.
그는 "사회적인 '임팩트'를 좀더 만들 수 있는 일"을 원한다면서 "(유네스코를 그만두고) 이 단체에 온 것도 내가 공부한 것을 더 의미있게 (실천) 해보고 싶어서"라고 했다.
그러고 보니 전직 언론인이기도 한 그에게 <프레시안>에 바라는 점을 물었다.
"2005년부터 만 3년 동안 <경향신문>에 있으면서 사회부와 국제부를 거쳤다. 특히 국제부 기자를 할 때, 종이신문의 국제부 지면은 굉장히 제약돼 있는데 <프레시안>은 분량 제한도 없고, 심층적이고 분석적인 기사를 많이 쓴다는 생각을 했다.
<프레시안>이 협동조합으로 바뀐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제가 다니던 신문사도 우리사주제여서 공통점이 있는 것 같다. 특정 사주나 지배집단에 좌우되지 않는 언론의 논조와 시각을 지켜 주면 좋겠다. 특히 협동조합은 개방적인 조직이니 다양한 목소리를 반영할 수 있겠다는 점에 주목해 본다."
인터뷰를 마치면서 '기대에 부응하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인사할 수밖에 없었다. '점프' 활동에 대해 '훌륭한 일을 하신다'는 말을 건넸을 때도 김 조합원은 <프레시안>에 대한 신뢰로 답했다. "훌륭한 일은 기자님들이 하시죠"라고.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