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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양·양평 이어 강화…거듭된 캠핑장·펜션 참사,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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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양·양평 이어 강화…거듭된 캠핑장·펜션 참사, 왜?

강화도 사고 캠핑장은 미신고 시설…야영객 늘어나는데도 안전 관리 사각지대

22일 일가족 3명을 포함해 5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강화도 화재는 안전 사각지대라는 우려가 거듭 제기됐던 캠핑장에서 일어난 사고로, '예고된 인재(人災)'일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화재는 인천 강화군 화도면 동막해수욕장 인근 A 캠핑장 내 '인디언 천막'이라고 불리는 원뿔형 모양의 4~5인용 대형 텐트에서 발생했다.

경찰이 사고 순간을 담은 CCTV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사고가 발생한 시각은 새벽 2시 9분께. 작은 불꽃이 반짝하고 일었고, 불과 1분도 안 돼 텐트에 불이 급격히 번졌다. 목격자에 따르면, 소방 인력이 도착하기도 전에 사실상 전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류환형 인천 강화소방서장은 이날 사고 현장에서 브리핑을 통해 "텐트가 전소해 화재 원인으로 볼 수 있는 증거물이 별로 없다"면서 "텐트가 연소가 잘되는 소재로 돼 있어 불이 순식간에 번진 것 같다"고 사고 원인을 추정했다.

경찰은 텐트 내 난방 기구에서 불이 시작된 것으로 보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식을 의뢰해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이다. 또, 캠핑장 관리인, 펜션 임대업주 등을 상대로 화재 당시 상황과 소방시설 현황 등을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 22일 오전 2시가 조금 지난 시각, 인천시 강화군 화도면 동막해수욕장 인근 캠핑장에서 불이 나 25분 만에 꺼졌다. 이 불로 이모(38)씨 등 5명이 숨지고, 박모(43)씨와 이모(8)군 등 2명이 다쳐 각각 김포우리병원과 부천 베스티안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사진은 이날 화재 현장 모습. ⓒ연합뉴스


"텐트, 건축물 아냐"…규제 공백이 만든 참사

이날 사고가 난 텐트는 사실상 숙박 시설에 해당한다. 그러나 소방당국에 따르면, 일반 야영장에 포함된 텐트장은 자유업으로 등록돼 있어 별도의 허가나 규제를 받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텐트는 소방법상에서 건축물로 볼 수 없기 때문에 별도의 소방 점검을 요하는 대상이 아니라는 것.

이처럼 야영장 안전 관리에 허점이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1월 캠핑장 등 야영장은 적합한 등록 기준을 갖춰 담당 시·군·구에 신고하도록 시행령을 개정했다. 개정된 시행령에 따르면 야영장은 침수·산사태 등의 우려가 없는 안전한 곳에 있어야 하고, 비상시 이용객의 안전을 위해 게시판·소화기·대피소·대피로·관리요원 등을 확보해야 한다.

그러나 시행령의 유예 기간은 오는 5월 31일까지다. 이날 사고가 난 A 캠핑장은 군청에 민박업이나 야영장 등록 신고를 하지 않고 영업을 해왔지만, 엄밀히 말하면 법을 위반한 것은 아닌 셈이다.

결국 이날 화재는 규제 공백으로 인한 예고된 참사라는 지적이 나온다.

담양·양평에 이어 강화까지…끊이지 않는 펜션·캠핑장 사고

이날 사고 이전에도 야영장, 펜션 화재 사고는 끊이지 않았다. 지난해 11월 전남 담양의 한 펜션 바비큐장에서 일어난 화재가 대표적이다.

당시 바비큐장에서 치솟은 불길이 순식간에 지붕의 갈대에 옮겨 붙으며 10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불이 난 바비큐장이 나무와 샌드위치 패널 등으로 만들어졌으며, 갈대로 실내 장식이 돼 있는 등 화재에 취약한 시설이었다는 점에서 담양 화재는 이날 화재 사고와 유사하다.

지난 14일에도 경기도 양평군의 야외 캠핑장 텐트 안에서 석유난로가 폭발해 남자 아이 2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여가 활동 증가로 야영 인구가 늘어나면서 관련 시설에 대한 안전 관리가 요구된다. 이완구 국무총리는 이날 화재 참사 보고를 받고 "봄철 야외 활동이 많아지는 만큼 캠핑장, 청소년 수련원, 펜션, 민박 시설 등 행락·숙박시설에 대한 안전 및 화재 점검을 철저히 실시하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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