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중국이 주도하는 국제개발은행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참여와 관련해 각 주권 국가가 알아서 판단할 문제라며 사실상 동맹국들의 가입을 막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여기에 정부도 AIIB 참여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한국의 AIIB 가입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전망된다.
젠 사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17일(현지시각) 브리핑에서 "AIIB 가입 여부는 주권국이 결정할 문제"라고 밝혔다. 중국이 한국의 AIIB 가입을 원하고 있다는 질문에는 "한국 정부가 결정할 문제다. 한국을 포함한 각 주권국이 결정할 문제"라고 답했다.
이는 기존에 미국이 동맹국들에게 AIIB에 가입하지 말라는 입장을 밝혔던 것과 비교했을 때 상당히 후퇴한 것으로 평가된다. 미국이 이같은 입장을 보인 데에는 맹방인 영국에 이어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 서방 동맹 국가들의 잇따른 AIIB 가입 결정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이 AIIB의 가입을 각 주권 국가들에게 일임하는 모양새를 취함에 따라 한국의 가입 역시 수월하게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주무부처 중 하나인 기재부의 경우 이미 AIIB 가입을 위한 막바지 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 역시 17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AIIB는 경제 금융에 관한 문제"라고 선을 그은 뒤 "AIIB 문제는 현재 협의가 진행되는 사안"이라고 밝힌 바 있다. 윤 장관은 "AIIB 참여 시 얻을 수 있는 경제적 실익 등을 고려해서 국익 차원에서 유관부서와 협의해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정부가 AIIB 가입 여부를 경제적인 기준에 입각해 결정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사실상 가입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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