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적인 포털 사이트인 네이버가 검색어 나열 등 '신종 어뷰징(동일 뉴스 콘텐츠 중복 전송)'을 막기 위해 기사 전수 검수를 통한 제외 조치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네이버 측은 9일 전체 제휴사에 이메일 공지를 보내 "검색 클러스터링 적용 이후 일부 제휴사에서 트래픽 유입을 위해 제목과 본문에 다수의 키워드를 다룬 기사를 반복적으로 전송하는 경우가 많아졌다"며 전수 검수 계획을 밝혔다.
지난해 12월부터 네이버가 시행하고 있는 '검색 클러스터링'은 특정 키워드와 관련한 뉴스를 자동으로 한 데 묶어서 제공하는 기사 묶음 서비스로, 그간 일부 언론사들이 동일 내용의 기사를 제목만 조금 바꿔 반복적으로 전송하는 어뷰징을 막기 위해 도입됐다.
하지만 클러스터링 도입 이후에도 일부 언론사들은 광고와 직결된 트래픽 감소를 막기 위해 예전보다 기사 어뷰징에 열을 올렸고, 제목과 본문에 다수의 검색어를 배치하는 '신종 어뷰징'까지 등장했다.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를 기사 상하단에 여러 번 배치하거나, 기사 내용과 상관없이 당일 화제가 된 검색어들을 한 기사에 모두 입력하는 식이다.
예컨대 한 경제지는 9일 오후 발행된 기사에서 이날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 오른 '손흥민 멀티골', '강민경 가상데이트', '랍스터 무한리필', '이진아 겨울부자' 등의 키워드를 모두 나열해 제목으로 내걸었다. '핫토픽'을 주제로 내건 이 기사의 첫 문장은 이런 식이다.
"분데스리가의 손흥민이 파더보른을 상대로 멀티득점을 올린 가운데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가운데 9일 'fn 핫토픽'은 냉장고를 부탁해 소유, 손흥민 멀티골, 랍스터 무한리필, 김준수 서울콘서트, 이진아 겨울부자, 에스트라로 사명 변경, 김수영 36kg 감량, 대사 내일 오후 퇴원, 하수빈 최근, 삼둥이 어묵 등의 키워드가 누리꾼들의 많은 관심을 받고있다."
네이버 측은 "이러한 기사들은 검색 품질 저하로 이용자 불편을 심각하게 초래하고 있다"며 "고심 끝에 이런 어뷰징이 동시에 중단될 수 있도록 오늘 오후 6시 이후 전송되는 기사들에 대해 전수 검수를 통한 제외 조치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기사 트래픽에 따라 광고가 산정되는 인터넷 생태계와 포털 의존적인 언론 환경이 바뀌지 않는 이상, '전수 검수'와 같은 극약 처방에도 불구하고 어뷰징이 근본적으로 해소되기 어렵다는 관측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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