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한상균 지도부의 핵심 공약이었던 4월 총파업을 선포하고 4대 대정부 요구안을 발표했다.
민주노총은 박근혜 정부 출범 3년차를 맞은 25일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생 파탄, 민주 파괴에 맞선 대정권·대자본 투쟁을 선포한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오는 4월24일 총파업에 돌입하고 이날부터 30일까지를 의제·부문·지역별 투쟁 주간으로 정했다. 24일 총파업대회를 연 뒤 25일 공무원 연금 개악, 27일 노동시장 구조 개악, 28일 민영화 및 공공기관 가짜 정상화, 29일 비정규직 양산, 30일 대학 구조조정을 저지하기 위한 대정부 투쟁을 벌인다는 계획이다. 또 노동절인 5월1일 서울에서 대규모 궐기 대회를 열기로 했다.
이를 위해 민주노총은 내달 말 총파업과 관련한 조합원 총투표를 벌인 뒤 4월2일이 결과를 발표하고, 이어 16일 총파업 선포대회를 개최하는 등 사전 조직화 작업에도 속도를 낼 예정이다. 아울러 조합원 1인당 1만 원 이상을 내는 방식으로 총파업 기금 80억 원을 조성하기로 했다.
민주노총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더 쉬운 해고, 더 낮은 임금, 더 많은 비정규직' 등 노동자 죽이기 정책 폐기 △공적연금 강화 및 공무원연금 개악 중단 △최저임금 1만 원 쟁취 △근로기준법 전면 적용 및 노조법 2조 개정, 모든 노동자의 노동기본권 쟁취 등 4대 대정부 요구안을 발표했다.
아울러 한상균 위원장은 박근혜 대통령과의 단독 회담을 요구했다. 한 위원장은 △친재벌 경제정책 △노동시장 구조 개악 △복지없는 서민 증세 중단 등의 의제로 회담을 요구하며 "박 대통령이 3월31일까지 요구에 응하지 않을 경우, 민주노총은 4월 총파업을 시작으로 범국민적 투쟁에 돌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엔 민주노총 산별연맹 대표자들 외에도 66개 노동·종교·시민사회단체 인사 150여 명도 대거 참석했다. 이들은 공동 결의문을 통해 "박근혜 정권 2년은 온 국민에게 고통과 재앙의 시간이었다"며 "재벌의 배를 불리기 위해 서민의 삶을 희생양으로 삼은 민생 파탄 정책은 도를 넘은지 오래"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임금 노동자의 세금이 15% 오르는 동안 30대 재벌 등 부자들의 세금은 갈수록 낮아지고 있고, 무상급식 등 서민복지는 매일 후퇴하는 반면 부자들만을 위한 부동산 정책 속에 서민들은 전월세 대란으로 고통받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특히 지난해 12월 발표된 정부의 비정규직 종합대책과 관련해 "'더 쉬운 해고, 더 낮은 임금, 더 많은 비정규직'으로 요약되는 재벌 배불리기 정책의 상징이자 온 국민을 고용 불안과 저임금으로 몰아넣겠다는 독재적인 발상"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어 "민주노총의 총파업은 단지 노동자들만의 투쟁이 아니며, 정부의 잘못된 정책을 바로잡고 모든 국민의 노동소득과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시대적 전환의 시작"이라며 "민주노총의 총파업을 전폭 지지하며, 박근혜 정부의 독주를 멈추기 위해 각자의 영역에서 공동투쟁을 조직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앞서 민주노총은 지난달 29일 산별연맹과 지역본부 대표자들로 구성된 중앙집행위원회에서 4월 총파업을 만장일치로 결의하고, 이어 지난 13일 대의원대회에서 이를 확정하는 등 총파업 돌입을 위한 수순을 밟아왔다.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 출신인 한상균 위원장은 지난해 말 열린 민주노총 초대 직선제 선거에서 총파업을 전면에 내걸고 당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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