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지난 2002년 대선 '차떼기 불법자금 모금'의 당사자인 최돈웅 전 의원을 당의 상임고문으로 위촉했다. 이 밖에 김기배, 김중위, 이세기 전 의원 등 물갈이 열풍에 밀려났던 '정통 민정계'인사들도 상임고문으로 복귀했다.
한나라당 박재완 비서실장은 17일 이같은 사실을 확인하면서 "지난 15일 강재섭 대표로부터 정식으로 임명장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 날은 중앙 선대위 출범 이후 처음으로 열린 전체 회의에서 이명박 후보가 "차떼기 당 이미지를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한 날이기도 하다.
최돈웅, 김기배, 이세기, 김중위…
이들 가운데 단연 주목을 받는 최돈웅 전 의원은 이회창 전 총재의 최측근 인사로 기업들로부터 500억여 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모금한 이른바 '차떼기'로 의원직을 상실하고 실형을 산 인물이다.
최 전 의원과 함께 상임고문으로 위촉된 김기배, 이세기, 김중위 전 의원도 '구태' 이미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지난 대선 당시 이회창 전 총재의 측근으로 활동했던 김기배 전 의원은 공천에 탈락한 뒤 무소속으로 서울 구로갑에 출마했다 낙선했었다.
이세기 전 의원도 공천결과에 불복해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고배를 마셨고, 김중위 전 의원도 공천 탈락에 반발해 탈당했다.
한나라당은 이 밖에도 지난 1999년 이른바 '세풍사건'으로 의원직을 사퇴한 뒤 탈당한 서상목 전 의원과 '여기자 성추행 사건'의 주인공인 최연희 의원에 대한 상임고문 위촉까지 고려했지만, 여론의 악화를 고려해 추진하지 않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재완 비서실장은 "이명박 후보도 경선 이후 보수진영의 화합과 단합을 강조해 오지 않았느냐"면서 "구태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을 의식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보수세력의 통합이라는 측면에서 내린 결정으로 이해해 달라"고만 말했다.
이명박 후보가 탈(脫)여의도를 외치는 가운데 한나라당이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은 자신들이 배제되고 있다는 당 구주류 일각의 반발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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