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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대운하 찬반론' 격돌…당론채택 험로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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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대운하 찬반론' 격돌…당론채택 험로 예고

"무기명 투표해야" vs "조목조목 반대하면 끝이 없다"

15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한나라당 의원총회에서는 이명박 후보의 대표 공약인 '한반도 대운하 공약'을 두고 격론이 벌어졌다.

박근혜계 의원들이 주축이 된 반대 의원들은 토론회 형식으로 진행된 이날 의총에서 "대운하 공약을 당론으로 채택하려면 무기명 투표를 먼저 실시하라"면서 배수의 진을 쳤고, 찬성 의원들은 당 내 '한반도 대운하 특별위원회' 소속 교수들을 대거 패널로 투입해 조목조목 대운하 건설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구미서 생산된 핸드폰 운하 통해 중국 가면…"

반대론의 선봉에 선 유승민 의원은 "한반도 대운하는 너무나 중요한 프로젝트이기 때문에 당론으로 채택하기 위해서는 무기명 투표를 해야 한다"면서 "지난 2005년 '행복도시법'과 관련해서도 무기명 투표를 했었다"고 말했다.

지난 경선 과정에서부터 '대운하 저격수'의 역할을 자임해 왔던 유 의원은 "이에 대한 문제제기를 할 수 있는 시점은 지금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당 지도부와 선대위의 책임 있는 분들께 요청 드린다"고 강조했다.
▲ 한나라당 이재오 최고위원이 15일 열린 의원총회에서 한반도 대운하 공약과 관련된 자료를 검토하며 생각에 잠겨 있다. ⓒ뉴시스

김성조 의원도 "운하의 핵심은 물류인데, 민간 기업이 주로 고속도로를 이용하는 것은 부산항까지 바로 실어 나르는 것이 빠르고 비용도 덜 들기 때문"이라면서 "예를 들어 구미에서 생산한 핸드폰이 운하를 통해 중국까지 운송됐을 때에는 이미 다음 세대의 휴대폰이 생산되지 않겠느냐"고 따져 물었다.

반면 이에 대한 이명박계 의원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이병석 의원은 "대운하 공약이 법도 아닌데 무슨 비밀투표를 하느냐"고 맞받아쳤다.

이재오 최고위원은 분필로 칠판에 그림을 그려 가며 한반도 대운하 추진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 최고위원은 "조목조목 반대하려면 끝이 없다"면서 "운하를 통해 국토를 크게 재창조하고, 국운융성의 계기를 만들고, 나라의 큰 흐름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최고위원은 "문제점을 보완할 필요는 있지만 공약 자체가 되느냐, 안 되느냐의 문제는 정치적으로 의미가 없다"면서 "이명박 정부만이 할 수 있는, 나라를 크게 일으킬 계기가 바로 한반도 대운하"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이를 이명박 후보의 개인 공약이 아니라 당의 공약으로 밀고 가 이 시대의 큰 흐름을 만들어 내자"고 독려하기도 했다.

'친박'뿐 아니라 '친이' 내부에서도 문제제기

그러나 파열음은 친이(親李) 의원들 사이에서도 나왔다.

이명박계 차명진 의원은 "똑같이 유럽의 예를 들더라도 운하에 반대하는 환경단체는 100~200년 전의 기술과 조건을 이용하고, 한반도 운하팀은 최신 기술과 조건을 이야기한다"면서 "그렇게 최신기술로 운하를 건설한다면 14조 원으로 가능하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솔직히 안 될 것 같다"며 이 같이 말했다.

이와 함께 차 의원은 B/C 비율(비용-편익 비율), 준설을 통한 골재 채취 가능성, 팔당 상수원 문제를 포함한 환경 문제 등 세부적인 사항에 대한 의문점을 따져 묻기도 했다.

이재창 의원은 "지난 경선에서 신랄한 문제제기들이 많아서 운하에 대해 부정적인 측면은 국민의 머리에 각인이 돼 있는데 긍정적인 것은 잘 모르는 것 같다"면서 "운하에 대한 개념을 분명히 해 달라"고 주문했다.

당론채택까지는 아직까지 산 넘어 산

난상토론이 이어지면서 이날 의원총회는 세 시간 가까이 이어졌다. 한반도 대운하 특위에서 투입한 교수진들은 각종 시청각 자료를 활용해 가며 대운하 공약의 필요성에 대해 '강의식 설명'을 이어갔다.

점차 의총에 참여한 의원들의 분위기도 늘어지기 시작했다. 상당수의 의원들이 자리를 이탈했고, 좌석에 몸을 길게 뉘이고 답답하다는 표정을 짓는 의원들도 눈에 들어 왔다. 앉은 채로 꾸벅꾸벅 조는 의원들까지 있었다.

결국 지루한 논란 끝에 이날 의총은 한반도 대운하 공약에 대한 별다른 당론채택 절차를 밟지 않고 정리됐다.

이후 강재섭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오늘 한반도 대운하 공약을 당론으로 채택하기 위해 의원총회를 열었던 것은 아니다"면서 "다만 의원들도 그 내용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에 이를 설명하기 위해 마련했던 자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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