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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도 울고 갈 과천시의 거짓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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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도 울고 갈 과천시의 거짓말

[지방의회 돋보기] 온실가스 줄이자면서 초고층아파트가 웬 말인가

한국의 기후가 변하고 있다.

맑은 하늘에 갑자기 먹구름이 밀려들면서 소나기가 내리는가 하면, 인근지역에는 비가 왔다는데 하루 종일 비 구경을 못하기도 한다. 갑작스럽게 추워진 날씨에 두꺼운 옷을 걸치고 길을 나섰다가 금새 뜨거워진 태양아래 땀을 뻘뻘 흘리는 일도 있다. 한국을 아열대기후로 분류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는 몇 년 전만 해도 지나가는 농담처럼 들렸다. 그러나 이제는 서서히 현실이 되어 가는 느낌이다.

이와 함께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책도 활발하게 이야기되고 있다. 그 대표적인 것이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 감축에 대한 논의다.

친환경도시? 아니나 다를까…

개발과 경제성장이 최고의 가치로 대접받던 한국이 갑자기 환경주의자들의 천국이 되기라도 한 것일까. 오래 전부터 '선도적 친환경도시'를 표방해 온 과천시도 발 빠른 대응에 팔을 걷고 나섰다.

지난 8월 과천시는 전국의 기초자치단체 중 최초로 환경부와 함께 '기후변화 대응 시범도시' 협약식을 열었다. 2005년을 기준으로 해서 오는 2015년까지 5%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겠다는 원대한 포부까지 밝혔다.

이를 위해 시민들을 대상으로 '개인배출권 할당제'를 도입하고, 여름철 '노타이-노재킷 캠페인' 등 에너지 절약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녹색구매 활성화, 쓰레기 재활용, 신재생 에너지 사용의 확대 등 20여 가지의 추진과제도 설정했다. 오랜만에 과천시의 시정에 박수를 치고 싶은 생각까지 들었다.

그러나 필자는 그 '박수'를 아낄 수밖에 없었다. 시가 곧 이어 발표한 '과천시 도시기본계획' 때문이다. 2020년까지 과천의 인구를 1.6배로, 시가지 면적을 현재의 1.5배로 확대하겠다는 것이 그 골자다.

어이가 없었다.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자며 '개인배출권 할당제'까지 실시하면서 인구와 시가지 면적은 50% 이상 확대한다는 황당한 발상은 도대체 누구의 머릿속에서 나온 것일까.

더구나 과천시는 "초고층, 최고급 아파트를 짓게 해 달라"는 주택소유자들의 요구에 대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고층 아파트일수록 더 많은 전력과 에너지를 사용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은 초등학생도 추론할 수 있는 일이다.

시의회 간담회장에서 이에 대한 보고를 받은 시의원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환경운동가 출신의 한 시의원은 "시정홍보를 위해 현실가능성 없는 목표치로 시민들을 호도하지 말라"고 호통을 치기도 했다.

'개발'을 '환경주의'로 포장하지 말라

환경보호에 대한 의무는 이미 전 사회적인 과제다. 그러나 개발과 성장에 대한 욕구가 여전히 강력한 것도 사실이다. 현실에서 양자가 합리적인 수준에서 공존하는 경우는 사실 찾기 힘들다. 환경보호와 개발주의 간의 충돌은 한국사회에서 대부분 개발의 승리로 결론이 나곤 했다.

당장 눈앞의 이익을 위해 환경문제를 외면하는 개인을 제어할 수 있는 것은 사적인 이해에서 벗어나 있는 공공영역뿐이다. 정치권의 의지가 강조되는 것은 그 때문이다.

그러나 많은 정치인들은 자신의 정책을 환경주의로 포장하기 여념이 없다. 분명한 철학도 없이 서로 모순적인 것들을 나란히 늘어놓는가 하면, 유토피아적인 과장도 서슴지 않는다. 대규모의 국토개발사업일 뿐인 '한반도 대운하 공약'을 환경복원이라는 명목으로 추진하고 있는 이명박 후보가 그 대표적 사례다.

물론 현실에서 개발과 성장을 완전히 배제한 '환경 근본주의'는 성공하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이는 필자 자신의 고민이기도 하다. 그러나 개발과 보존, 성장과 환경 사이의 진지한 논의와 합리적 대안을 도출하기 위해서라도 최소한 솔직해 질 필요는 있다고 본다.

눈 가리고 아웅하는 식으로 시민들을 우롱하는 과천시의 '뻔뻔한 거짓말'이 더욱 우려스러운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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