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에 대해 이명박 후보가 '애매한 태도'를 취하는 것은 물론이고 한나라당 일부 의원들은 비판의 날을 세우고 있지만 청와대를 찾은 강재섭 대표는 달랐다.
11일 청와대에서 열린 원내 5당 정당·원내대표 초청 오찬 간담회에 참석한 강 대표는 "대통령께서 7년 만에 정상회담을 하시고, 과거보다 진일보된 합의를 해주시고, 많은 노력을 해주신데 대해, 한나라당 대표로서 경의를 표한다"면서 "그 시대정신에 담은 것을 실천할 때 한나라당은 이런 문제 초당적으로 협조해 나갈 것"이라고 덕담해 눈길을 끌었다.
다른 정당은 이번 정상회담에 특별수행원으로 의원을 한 명씩 파견했지만 한나라당은 방북을 거부했었다.
신당 대표보다 더 화끈했던 강재섭 대표
5당 대표들을 만난 자리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앞으로 이행과정에 있어 좀 더 도움이 되는, 좋은 방향으로 갈 수 있는 그런 지혜를 모아 달라"는 당부가 있은 후 곧바로 오충일 대통합민주신당 대표가 참석자들을 대표해 "수고 많이 하셨다"며 "평화체제와 통일의 앞날을 앞당기는 좋은 소식을 전해주셔서 감사하다"고 건배를 제의했다.
하지만 강재섭 대표는 예정에도 없이 "대통령께서 양해해주신다면 한 말씀 하겠다"고 말문을 열었다.
강 대표의 이어진 발언은 오충일 대표보다 훨씬 더 '화끈'했다. 강 대표는 "한반도 평화를 정착시키고 통일을 위해 실천하신 것이 시대적 소명이며 국민 모두에게 희망을 주는 것이다"면서 "대통령께서 임기 말 임에도 건강하게 정력적으로 일을 해주셔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남은 임기동안 마무리 잘하시고 대선도 공명정대하게 관리하기를 기대한다"고 당부하기도 했지만 심대평 국민중심당 대표의 대선 후보 선출, 천영세 민주노동당 원내대표 아들 결혼식까지 두루두루 언급하며 "이런 모든 것을 축하하는 마음을 담아 건배를 제의한다"며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톡톡히 했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피의자 신분이라 못왔다"
이에 앞서 대통령 보다 먼저 모인 5당 인사들은 대선을 화제로 가벼운 환담을 나눴다. 김효석 대통합민주신당 원내대표가 먼저 "신당 경선에 이제 관심이 쏠린다"면서 "어제는 서버가 다운 될 정도로 많았다. 모바일 투표가 여론조사 보다 낫다"고 운을 뗐다.
김 원내대표는 "DJ가 10년 전에 안방에서 투표할 시대가 온다고 했는데, 딱 10년 만에 됐다"는 이야기도 잊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강재섭 대표는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가 불참한 것을 의식해 "한 사람만 들어가면 되지 않겠나? 안상수 대표가 피의자 신분으로 어떻게 이런 자리에 오냐고 해서 안왔다"고 말했다. 안 원내대표는 청와대로부터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된 바 있다.
이어 강 대표는 "저는 5선 의원까지 하면서 고소한 적도 없고 고소당한 적도 없는데 최근에 박사모 대표한테 고소를 당했다"고 말한 뒤 배석했던 윤승용 청와대 홍보수석을 향해 "지난번 고소에서 저를 빼주셔서 고맙다. 안 되는 것을 이해 관계로 풀라고 있는 것이 정치인이다. 고소, 고발을 하는 것은 정치인이 정치를 포기하는 것이다"고 뼈있는 한마디를 전했다.
이에 윤 수석도 "나도 (한나라당으로부터)고소 당했다"고 받아쳐 잠시 긴장된 모습이 연출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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