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새누리당 의원이 "당을 정치와 국정운영의 중심에 두고 과감하게 변화와 혁신을 추진하겠다"면서 27일 원내대표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유 의원은 앞서 출마를 선언한 이주영 의원(전 해양수산부 장관)과 함께 당 원내대표 경선 레이스에서 2강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 관련 기사 : 원내대표 출마 이주영 "내가 DJ·노무현 최고 저격수")
유 의원은 출마 회견 예정 시간에 앞서 미리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변화냐, 정체냐 선택의 순간이 왔다. 확실한 변화로 총선승리를 약속한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각종 정치·경제 현안에서 새누리당이 박근혜 대통령의 '거수기' 역할을 하고 있다는 문제의식이 깔린 선언으로 보인다.
유 의원은 이른바 '원조 친박(親박근혜)'으로 분류돼 왔으나 그간 박 대통령이나 청와대에 대한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아 온 인물이다. (☞ 관련 기사 : 유승민 "청와대 얼라들이 하는거냐…굉장히 위험", 유승민 vs 이주영 구도…당청 관계 분수령)
유 의원은 선언문에서 "정부·여당에 대한 민심 이반이 너무나 두렵다. 이 위기를 극복하는 길은 무너진 국민 신뢰를 회복하는 것뿐"이라면서 "4년 전 한 용감한 개혁을 다시 하기 위해 원내대표에 출마한다"고 했다.
그가 언급한 4년 전 '용감한 개혁'이란 2012년 '디도스 사태' 이후 원희룡·남경필 의원과 함께 동반 최고위원직 사퇴를 하며 사실상 홍준표 체제를 붕괴시켰던 것을 뜻한다. 이들은 창당 이후 최대 위기라고 했던 상황에서 "당을 구하지 못한 책임을 지고 물러난다"면서 직을 던졌고 이를 계기로 박근혜 당시 전 대표가 당 전면에 복귀, 한나라당은 '박근혜 비대위 체제'로 총·대선을 치렀다.
유 의원은 "4년 전 제가 외쳤던 용감한 개혁이 바로 지금 우리 당에 절실히 필요한 개혁"이라고 했다. 민심 이반이 급속해지는 상황에서 당 혁신과 함께 2012년과 마찬가지로 누군가는 책임을 지는 정치가 필요하다는 주장으로 해석된다.
유승민 "박근혜 정부, 지난 2년 성공 못했단 게 냉정한 평가"
유 의원은 또 "새누리당 당헌 8조가 정한 '당과 대통령의 관계'에 가장 충실한 원내대표가 되겠다"고도 선언했다. 당헌 8조는 '대통령에 당선된 당원은 당의 정강 정책을 충실히 국정에 반영하고 당은 대통령의 국정 운영을 적극 뒷받침하며 그 결과에 대통령과 함께 국민에게 책임을 진다'고 정하고 있다.
유 의원은 "그러나 안타깝게도 지난 2년간 대통령과 정부는 성공의 길을 걷지 못했다는 게 지금 국민의 냉정한 평가"라면서 "우리 모두 다 함께 뼈아픈 자성과 새로운 각오를 다져야 한다"고도 했다.
그는 "정책, 인사, 소통의 모든 면에서 변화와 혁신의 목소리를 내겠다"면서 "국가 안보는 정통 보수의 길을 확고히 유지하되, 경제·복지·노동·교육 등 민생 전반에 걸쳐 고통받는 국민 편에 서 있단 확신을 드리도록 과감한 변화를 추진하겠다"고 했다.
유 의원 당선 시 당의 정책 방향이 박 대통령의 '경제혁신3개년 계획' 트랙을 조금도 벗어나지 못하는 현재와는 다소 달라질 수 있음을 시사한 셈이다. 유 의원은 "청와대와 정부, 그리고 야당을 상대로 끈질기게 대화해 국민이 원하는 길로 함께 나아가겠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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