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정산 파동으로 박근혜 정부가 천명한 '증세 없는 복지'가 도마에 오른 가운데,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은 "세율을 인상하거나 세목을 신설하지 않겠다는 기조는 유지되고 있다"고 했다.
이번 연말정산 파동이 사실상의 증세로 인해 빚어진 아니냐는 비판을 바탕으로 '증세를 공론화할 때'라는 정치권의 주장에 선을 그은 발언이다.
안 수석은 22일 기자들과 만나 "박근혜 정부 출범 후 조세정책의 기본 방향은 비과세 감면 축소와 지하경제 양성화를 통한 재원 확보"라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증감세는 세율 인상이나 인하, 혹은 정책적 목적으로 세목을 신설하는 행위"라며 "2013년 세제개편은 증세 혹은 감세 목적이 아니라 세 부담의 형평성을 바로잡고자 한 세 부담 구조조정이었다. 증감세와는 전혀 상관이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세율을 인상하는 효과보다 비과세감면을 축소하고 지하경제를 양성화함으로써 고소득층에게 더 많은 세부담을 지우고 세수 확보가 가능하다"며 법인세 인상에도 부정적인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지난 2년 동안 법인세율은 고정했지만 비과세 감면을 축소해 실질적인 세수 증가의 측면에서 보면 대기업의 세 부담이 결과적으로 커졌다"며 "법인세율 인상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안 수석은 "법인세율 인상은 국내기업 뿐만 아니라 외국에서 투자하는 기업에게도 상당한 불이익을 주고 투자를 위축시키고 경제를 더 악화시킬 가능성이 크다"며 "전세계 모든 국가들이 투자유치와 경쟁력을 키위기 위해 세율인하 경쟁을 벌이고 있는데 비과세 감면 축소로 목적을 달성하면 되지 세율 인상으로 할 필요는 없다"고 했다.
그는 이어 지하경제 양성화의 효과에 대해선 "역외탈세 단속을 강화하고자 당국이 노력했지만 그 결과 직접적으로 얼마가 늘어났는지는 파악이 힘들다"며 "역외탈세가 적발된 경우도 있지만, 이를 막음으로써 양성화된 측면이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안 수석은 한편 연말정산 소급적용 문제는 "국회에서 타당성을 검토해 합의가 된다면 국회에서 논의가 될 것"이라고 공을 넘겼다.
다만 "그동안 정부 스스로 어떤 세제개편에서도 소급적용을 한 적이 없다"며 "이번 경우도 납세 기간이 종결된 시점에서 소급하는 게 법적으로 쉬운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세금 부담에 소급적용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이었다"고 불편한 심경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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