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의 시리아 접경지역에서 실종된 한국인 10대 남성의 행적에 의문이 커지고 있다. 현지 언론은 실종된 한국인이 수니파 원리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에 가담했다고 보도했으나, 외교 당국은 증거가 없다며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처한다"는 입장이다.
서울 금천경찰서와 주터키 한국대사관 등에 따르면, 실종된 한국인은 서울에 거주하던 고등학생 김 모(18, 휴학 중)군이다. 김 군은 메일을 주고받던 '핫산'이라는 친구를 만나기 위해 지난 8일 동행자 A(45) 씨와 터키 킬리스에 도착했다. 이틀 뒤인 10일 김 군은 자신의 짐을 모두 챙겨 호텔을 나갔으며, A씨는 사흘 동안 경찰에 신고도 하지 않은 채 김 군을 찾으러 다닌 것으로 전해졌다.
김 군이 실종된 킬리스는 IS가 장악하고 있는 시리아 북부 지역과 국경을 마주한 곳이며, IS에 가담하는 통로 역할로 의심받는 지역이다. 프랑스 파리 '샤를리 에브도' 테러에 가담한 여성 지하디스트 하야트 부메딘도 최근 터키를 거쳐 시리아로 입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터키 일간지 <밀리예트>는 김 군이 IS에 가담하기 위해 시리아로 불법입국했다며, 터키 당국이 한국 측으로부터 김 군의 컴퓨터에서 IS 조직원과 메시지를 주고받은 점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최근 IS는 이메일이나 SNS 등을 이용해 서방국 젊은이들을 포섭하려고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김 군과 이메일을 주고받은 '핫산'이 터키인이거나 IS 관계자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터키에서 '핫산'은 흔한 이름이다.
외교부는 18일 "(김 군의 IS 가담을) 구체적으로 입증할 수 있는 증거가 없다"며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처한다는데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이날 메브류트 차부쇼울루 터키 외교부 장관과의 통화에서 김 군의 소재 파악과 안전한 귀환을 위해 노력해 달라고 요청했으며, 차부쇼울루 장관은 "이를 위해 최대한의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실종자의 아버지 김 씨는 지난 16일 터키로 입국해 킬리스 경찰서에서 실종 신고와 관련해 진술한 뒤 한국 대사관 직원들과 함께 아들을 찾으러 다녔지만 일단 18일 귀국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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