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연금과 군인연금 재정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지만 이에 대한 개혁 계획은 명확치 않아 보인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27일 정례브리핑에서 "연말 이후에 공무원 연금 개혁안을 만들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가 이후 "브리핑 실수였는데 연말 이전까지 공무원연금개혁안을 만들고 그 이후에 군인연금개혁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수정했다.
하지만 명확한 방안은 아직 마련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행자부 관계자는 이날 "연말까지 개혁안을 만들기 위해 위원회 등을 통해 여런 안을 수렴중이다"면서도 "구체적으로 지금 공개할 수 있는 방안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연말까지 개혁안을 마련한다 해도 정권 인수인계, 총선 일정 등을 감안할때 실제 이의 법제화나 실행은 난망해 보인다.
내년 공무원ㆍ군인연금 적자보전액은 2조 2176억 원
지난 26일 기획예산처 발표에 따르면 내년도 재정을 통한 공무원연금ㆍ군인연금 적자보전액은 2조 2176억 원으로 올해의 1조 8938억 원보다 17% 늘어난다.
이 가운데 공무원연금 적자보전액은 1조 2684억 원으로 올해의 9725억원보다 30%나 급증한 것.
이에 대해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7월에 국회에서 국민연금법 개정안이 통과됐는데 그에 준하는 공무원 연금개혁안을 연말까지 만들고 그것이 끝나면 공무원 연금 개혁안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연말까지 만든다는 말이면 사실상 포기한다는 뜻 아니냐'는 질문이 제기되자 천 대변인은 "연말이 되도 정권은 계속된다"고 답했지만 궁색할 수 밖에 없었다.
천 대변인은 "공무원연금개혁 문제는 덮어질 수 있는 의제가 아니다"며 이같이 말했다.
연초부터 뜨거운 감자였던 연금개혁 문제
공무원 연금개혁 문제는 현 정부에서도 부처 간 견해가 첨예하게 대립한 뜨거운 감자였지만 막상 노 대통령은 이에 대해 미온적 모습을 보여왔다.
올해 초 이 문제를 먼저 꺼낸 것은 유시민 당시 복지부 장관이었다. '국민연금개혁론자'인 유 전 장관은 "국민들을 설득하기 위해서라도 공무원 연금을 먼저 손대야 한다"는 입장이었던 것.
또한 공무원의 급여가 민간에 비해 현격히 못 미치던 시절 '소득보전'을 명분으로 설계된 현행 공무원연금체계에 대한 일반적 여론도 "공무원이 제일 부러운 상황인데 현행 제도는 어불성설이다"는 식으로 싸늘했다.
하지만 박명재 행자부 장관은 유 전 장관과 설전을 벌이면서 "중요한 것은 시기가 아니고 국민들과 공무원들의 의견수렴이 중요하다"고 맞섰다.
그러나 노 대통령이 손을 들어준 것은 박 장관 쪽이었다. 노 대통령은 연두기자회견, 과천 공무원 격려 강연 자리에서 "지금 국민연금도 개혁하지 않고 공무원연금부터 먼저 들고 왜 하지 않냐는 건데, 저는 국민연금이 먼저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국민연금 개혁이 끝나야 공무원연금 개혁도 가능할 것"이라며 공무원연금 개혁은 후순위라고 못을 박았다.
문제는 '덜 내고 덜 받기냐', '그대로 내고 많이 덜 받기냐'는 논란 끝에 '보험료율 9%-급여율 40%'의 국민연금개정안이 지난 7월 초 임시국회에서 통과됐지만 공무원연금개혁 논의는 3개월 째 사실상 감감무소식이라는 것.
이같은 상황에서 '연말까지 공무원연금개혁안을 만든다는 것은 사실상 포기라는 말 아니냐'는 질문을 던지자 청와대 한 핵심관계자는 "두고 보자"고만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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