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 해고자 복직과 비정규직 법·제도 폐기 등을 요구하는 오체투지 행렬이 11일 서울 광화문광장 인근에서 멈춰섰다. 꼬박 5일째 오체투지로 행진을 벌여온 이들을 경찰이 또 다시 막아선 것. 앞서 경찰은 지난달 기륭전자 노동자들의 오체투지 행진도 막아, 참가자들의 청와대 인근 기자회견이 무산되기도 했다.
이날로 닷새째 행진을 이어간 '정리해고-비정규직 법·제도 전면 폐기를 위한 행진단' 50여 명은 오전 10시45분께 대한문에서 오체투지를 시작해, 당초 오후 2시께 청와대 인근 청운효자동주민센터 앞에서 오체투지를 끝내는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꼬박 6시간 동안 이들의 행진은 경찰과의 지루한 대치와 출발을 반복했다. 경찰은 이들이 대한문 앞에서 행진을 시작하자마자 "걸어서 이동하라"고 경고방송을 내보냈다. 대한문 앞 횡단보도를 오체투지로 이동하는 것은 집시법 위반이라는 논리였다.
하지만 행진단은 "기어서 가겠다"며 오체투지로 광화문 네거리까지 이동했고, 이어 이들이 광화문광장으로 향하자 경찰이 아예 길을 막기도 했다. 경찰은 재차 이들에게 걸어서 횡단보도로 이동할 것을 요구했고, 행진단이 거부하자 참가자들의 사지를 들어 광화문광장까지 옮기기도 했다.
경찰이 여러 차례 걸어서 횡단보도를 건널 것을 명령한 이유는 집회가 인도 행진으로 신고돼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행진단은 "차도로 집회 신고를 내려고 했지만 경찰이 거부해 인도로 집회 신고를 낼 수밖에 없었다"며 "오체투지로 5분에서 10분이면 횡단보도를 건널 수 있는데 이조차도 배려하지 못하느냐"고 반문했다.
오후 4시 현재 오체투지 행렬은 세종문화회관 인근에서 다시 멈춰선 상태다. 경찰이 청와대로 가는 길목을 막은 탓이다. 행진단은 "오체투지는 경찰의 벽이 열릴 때까지 계속된다"며 "오늘은 무슨 일이 있어도 청운동주민센터까지 행진해 기자회견을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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