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문고리 3인방' 중 한 명으로 지목된 이재만 총무비서관이 "시사저널의 박지만 미행설 보도 이후 정윤회 씨로부터 억울하다는 전화를 받았다"고 9일 시인했다.
이 총무비서관은 지난 7월 국회 운영위에선 "2003년인가 2004년 한번을 제외하고 정윤회를 만난 일이 없다"고 했었다.
그랬던 이 비서관은 최근 검찰 조사 때엔 시사저널 보도 직후인 "지난해 3~4월과 11월에 정윤회 씨와 각각 수차례 통화했다"고 말을 바꿨다.
이는 <세계일보>가 '정윤회 문건'을 보도하고 얼마 후인 지난해 12월 2일, 정 씨가 <조선일보>인터뷰를 통해 "이재만 비서관에게 조응천 비서관과 통화하게 해달라고 부탁했다"고 말한 바 있다고 밝히고 나서다.
이 인터뷰가 보도된 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은 이 비서관이 국회에서 '위증'을 했다며 거세게 문제 삼은 바 있다.
"정윤회 억울함 조응천에게 전해야겠다 판단"
이 비서관은 청와대 문건 유출 현안보고를 위한 9일 운영위에선 "정윤회 씨가 억울한 취지로 얘기해서 이런 상황이면 말을 (조응천에게) 전달할 수 있겠다고 판단했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어느 쪽이 전화를 걸었느냐'는 박완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질문에 "정윤회로부터 먼저 전화가 왔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정 씨가 '공직기강비서관실에서 나를 내사하고 있다는 보도가 있어 (조응천 공직기강비서관과) 통화하려고 여러번 시도했는데 왜 전화를 받지 않느냐. 당사자인 나에게 오히려 먼저 전화하는 게 맞지 않느냐'고 억울함을 호소했다"고 했다.
이에 박 의원은 "그러니 (정윤회 씨가) 실세가 맞다"면서 "전화 한 번에 그렇게 이 비서관이 조 비서관에게 (민원을) 전달한 거 아니냐"라고 따졌다.
'최순실 접촉한 적 있냐'는 질문엔 "기억나지 않는다"만 반복
정윤회 씨의 부인이자 박 대통령의 '멘토'로 알려진 고(故) 최태민 목사의 딸인 최순실 씨도 이날 운영위에서 거론됐다.
새정치연합 서영교 의원은 이재만 비서관에게 '최순실 씨와 연락하거나 만난 적 있느냐'고 물었고 이에 이 비서관은 "정 씨가 (박 대통령이 의원이던 시절) 비서실장을 할 때 인사를 나눈 적 있다"고 답했다.
'그 이후에 만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엔 "기억나는 것이 없다"고 답했고, '최순실 관계자라며 연락 받은 적이 있느냐'란 질문에도 "기억나는 것이 없다"고 말했다.
그가 이처럼 '기억나지 않는다'고만 거듭 밝히자 서 의원은 "만난 사실이 없는 게 아니라 기억나는 게 없다는 것이냐"고 다시 물었고, 이 때에도 이 비서관은 "네. 제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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