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들을 상습적으로 성추행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서울대 교수가 자신의 범행에 대해 당시 뇌 수술을 받아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진술해 논란이 되고 있다.
작년 12월 성추행 혐의로 구속된 서울대 수리과학부 강모(54) 교수는 7일 첫 공판에서 자신의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그는 2008년부터 9명의 여학생을 상대로 11차례에 걸쳐 가슴, 엉덩이 등을 만지거나 껴안았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여학생에게 '너는 내 0순위 애인', '여친 잘 잤니?' 등 문자를 보냈고, 수시로 만남을 요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강 교수는 이날 자신의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변호인을 통해 "깊은 반성과 사죄하는 마음을 갖고 있다"며 사죄의 뜻을 밝혔다. 하지만 자신의 범행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진술했다.
강 교수 측은 "2008년 뇌수술을 받아 당시 일을 잘 기억하지 못하고 있는데, 가까이 지냈던 학생들이 거짓 진술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믿고 혐의를 인정하고 반성하겠다"고 했다. 성추행 사실이 기억나지 않지만, 학생들이 그렇다고 하니 인정하겠다는 것.
한편, 강 교수 사건 피해자 비상대책위원회인 '피해자X' 측은 신분 노출 등의 우려를 이유로 재판에 참석하지 않았으며 지난 6일 오후 10시께 서울대 온라인 커뮤니티인 '스누라이프'에 "피해자를 대신해 많은 분들이 힘을 보태주기 바란다"는 글을 올렸다.
강 교수에 대한 다음 재판은 2월 6일 오전 11시 10분에 열린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