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내 주류인 친박계와 비주류 간의 계파 갈등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핵심은 2016년 총선 공천 문제다. 비주류 쪽인 김무성 대표가 '공천권을 내려놓겠다'고 하고 있지만 주류 측에서는 못 믿겠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친박계 중진인 홍문종 의원은 6일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여의도연구원은 저희가 굉장히 공을 들여서 만들었다. 당의 비전과 미래를 제시하는 중요한 기관"이라며 "왜 지금 이 시점에 박세일이냐, 이 문제에 대해서 많은 당원들과 국회의원들이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건 사실"이라고 했다.
앞서 김무성 지도부는 여의도연구원장으로 박세일 전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을 임명하려다가 당내 다수파인 친박계의 반발에 직면한 바 있다. 박 전 이사장은 세종시 수정안, 2012년 총선 등을 놓고 박근혜 대통령과 정치적 악연을 맺어 온 '반박(反朴)' 인사로 꼽히기 때문.
홍 의원은 "지금 이 시점에 그분이 이 자리를 맡아야 할 상황이 아니지 않느냐"며 "저희가 잘 아는 분이고 석학이지만, 혁신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인물이라기보다는 구시대적인 인물"이라고 직접적으로 여의도연구원장 인선을 비판했다.
진행자가 박 전 이사장과 박 대통령과의 악연을 언급하자 그는 "대통령님과의 무슨 관계, 그런 것보다도 저희 당원들이 느끼는 박 전 이사장의 정치적 행보는 썩 미래지향적이고 혁신적이지 않다"고 했다.
특히 홍 의원은 2016년 총선 공천을 여론조사로 결정하기로 한 것을 놓고도 "여론조사의 틀을 어떻게 만드느냐가 조사 자체보다도 더 중요하다"며 "틀을 만듦에 있어서 연구원장이나 당 대표(의 의사)가 굉장히 중요한 팩터(요소)가 되지 않을까"라고 노골적으로 의혹을 제기했다.
홍 의원은 "김 대표 반대쪽에 있는 사람, 박 원장과 생각이 다른 사람들이 불이익을 당할 수 있지 않을까 고민이 있는 것"이라고 했다. 김 대표가 박세일 원장 체제의 여의도연구원을 통해 총선 공천 결과를 좌지우지할 것이라는 의심이다.
그는 같은날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도 "여론조사를 하는 배경, 틀, 준거, 이런 것들을 어떻게 정하느냐는 이른바 '당권파'들이 정하는 것"이라며 "틀 자체가 특정 집단에게 상당히 불리하게 적용될 수 있다는 것이 많은 분들의 우려"라고 했다.
앞서 김무성 지도부의 박세일 원장 인선에 대해 서청원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 자리에서 언성을 높이며 정면으로 반대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또 전날에는 당협위원장 인선을 여론조사로 결정하기로 했다는 김무성 지도부의 결정에 대해서도 '독단적'이라는 취지로 비판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관련기사 : '정리 불가' 새누리 계파 갈등)
지난달 19일 박 대통령이 친박계 핵심 중진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만찬 간담회를 한 이후, 계파 갈등이 연일 수위를 넘고 있는 모양새다. 지난달 30일에는 서 최고위원 등 친박계 의원들이 대거 참석한 '국가경쟁력포럼' 간담회에서 김무성 지도부에 대한 노골적인 불만이 터져나오기도 했었다. (☞관련기사 : 朴대통령, 친박과 비밀 회동…계파 갈등 도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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