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세계적인 사회학자인 울리히 벡이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독일 주요 언론들은 3일(이하 현지시각) 벡이 지난 1일 심장마비로 사망했다는 유족들의 발표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향년 70세.
벡은 1980년대부터 유럽에서 가장 주목받는 사회학자 중 한 명이었다. 그는 특히 지난 1986년 저서 <위험사회>를 통해 해외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큰 반향을 일으켰다. 위 저서를 통해 벡은 서구 중심의 산업화와 근대화가 진행될수록 사회가 더욱 위험해진다는 이른바 '위험사회론'을 이론화했다.
벡은 국내에서도 서울대학교 한상진 교수를 비롯해 비판적인 사회학 이론을 주로 연구하던 학자들과 빈번한 교류를 가졌다. 특히 지난해 7월에는 한국을 방문, '메가시티 씽크탱크 협의체 창립 포럼'에 참석해 '왜 초국적 협력이 필요한가'라는 주제로 기조 강연을 한 뒤 박원순 서울시장과 '안전'을 화두로 대담을 나누기도 했다. (☞관련 기사 : 울리히 벡-박원순 "위험사회, 왜 초국적 협력 필요한가")
그는 1990년대 이후 신자유주의가 본격화되는 정세와 관련, 국가 간 연대를 통해 민주주의의 재창조로 이를 돌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벡은 고국인 독일의 현 상황에 대한 비판적인 접근도 시도했다. 그는 2013년 국내에 소개된 <경제 위기의 정치학>이라는 저서를 통해 "누구나 다 아는 얘기지만, 금기를 깰까 두려워 함부로 입 밖에 내지 못하는 말이 있다. 유럽은 독일이 돼버렸다"며 독일이 2차 세계대전의 잘못을 망각하고 다시 헤게모니를 장악하려 한다는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또 앙겔라 메르켈 총리에 대해서도 "유로화의 위기를 자신의 권력을 축적하는 데 이용하고 있다"면서 메르켈 총리의 정치 모델을 마키아벨리의 권력론에 빗대 '메르키아벨리 모델'이라고 불렀다.
벡 교수는 1944년 독일 슈톨프에서 태어나 뮌헨대에서 사회학 박사학위를 받은 이후 뮌스터대와 프라이부르크대, 영국 런던정치경제대학 등에서 교수로 활동했다. 그는 <위험사회>외에 <정치의 재발견>, <지구화의 길>, <적이 사라진 민주주의>, <세계화 이후의 민주주의>, <글로벌 위험사회> 등의 저서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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