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호선 정의당 대표가 2일 "새정치민주연합이 2월 8일 전당대회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혁신이 아닌 균열의 방향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천 대표는 이날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윤재선입니다>에 출연해 "새정치연합에는 진보도 보수도 아닌 분들이 섞여 있고 정당이 갖춰야 할 공통의 비전이 없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새정치연합은 "당원이 아닌 명사들이 주인인 정당"이라고 비판한 후 "이런 두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않는 이상 점차 몰락이 가속화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인물 중심의 제3 정당은 실패"
천 대표는 최근 사회 각계 진보·개혁 인사들로 구성된 '국민모임'이 제안한 새로운 진보 정당 건설 주장에 대해선 "지켜보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직은 어떤 분들이 모일 것인지, 어떤 정당을 만들 것인지 판단할 수 있는 근거가 없다"면서 "국민모임이라고 약칭되는 재야와 종교계 원로 인사들이 새정치연합 몰락과 진보 정당 분화 때문에 하신 제안에 대해선 충분히 공감한다"고 말했다. (☞ 관련 기사 : 제3 진보정당 뜨나? "구태를 벗어던져라")
천 대표는 "그러나 진보를 외치는 사람들이 다 모인다고 해서 국민의 사랑을 받는다는 보장은 없다"면서 "인물 중심의 제3 정당은 수없이 많은 경험에서 실패가 반복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천 대표의 이 같은 발언은 국민모임 주도의 신당에 정동영 새정치연합 상임고문이 합류할 것을 염두에 두고 한 말로 해석된다.
그는 새정치연합 분열을 통한 야권 재편 가능성과 이에 대한 정의당의 고민을 묻자 "새정치연합은 저희 당과 가치와 운용 원리가 매우 다르기 때문에 함께하는 게 가능하지도 바람직하지도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새정치연합에서 분열, 이합집산만 일어나는 것은 정치 발전에 도움이 안 된다"면서 "제1야당으로서의 기득권과 표를 버릴 각오로 제3, 제4당을 하려는 이들이 (야권 재편을) 주도해야 하나 그런 비전과 각오를 가진 세력이 새정치연합에 존재하지 않는다"고도 말했다.
"진보 정치 위기, 헌재 결정 이전에 내부로부터 시작됐다"
천 대표는 진보 정치의 위기에 대해선 "헌법재판소의 통합진보당 결정 이전에 이미 내부로부터 시작됐다"고 진단했다.
그는 "통합진보당 자체가 종북 정당이라고 하는 것은 헌재의 무리한 결정이었다"면서 "그러나 국민에게 신뢰받을 수 있도록 자기 혁신을 해오지 않은 진보 정치 일각의 책임 역시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통진당 해산 결정으로 치러지게 되는 4월 재보궐 선거에 대해선 "매우 적극적으로 준비해 나가려고 한다"고 밝혔다. 그는 "정당이니까 당연히 선거를 준비해야 하지만, 특히 통합진보당 해산 사태 이후에 진보정치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 줄 의무가 정의당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천 대표는 "진보 정치가 올해에는 국민에게 실력을 인정받는 한 해가 되어야 한다"면서 "제일 중요한 문제는 노동시장 개혁이라고 정부가 얘기하는 장그래법이다. 이를 막아내고 비정규직과 서민이 좀 더 살만한 세상을 만드는 것이 제1의 과제"라고 말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