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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앤앰 노사 극적 합의…50일 고공 농성 끝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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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앤앰 노사 극적 합의…50일 고공 농성 끝날 듯

83명 해고자 전원 복직 및 근속 승계 인정…31일 합의안 찬반투표

49일째 광고탑 고공 농성을 벌이던 케이블방송 씨앤앰(C&M) 해고 노동자들이 해를 넘기지 않고 내려올 수 있게 됐다. 30일 씨앤앰과 협력업체 대표, 노조는 집중교섭을 통해 서로 한 발씩 양보한 잠정 합의안을 도출했다. 노조는 31일 합의안에 대한 찬반투표 후 고공 농성 등 현재 진행 중인 농성을 모두 종료할 예정이다.

씨앤앰 협력업체 노동자들이 소속된 민주노총 서울본부 희망연대노동조합은 보도자료를 통해 이날 교섭 결과를 발표했다. △83명 해고자 전원 복직 및 근속 승계, △업체 변경 시 고용 승계 보장, △임금 및 단체협약 체결 등이다.

▲씨앤앰 해고 노동자들의 광고탑 고공 농성. ⓒ연합뉴스
우선 원직 복직 문제에선 씨앤앰 측이 한 발 물러섰다. 109명의 해고 노동자 복귀 처분을 받고 돌아간 인원, 중도 퇴사자 등을 제외한 83명에 대해 전원 복직 및 근속 승계를 약속했다. 특히 이들에 대한 재고용은 독립 법인을 설립해 채용하기로 하고, 신규 법인의 조기 정착에 필요한 사항을 지원키로 했다. 신규 업무 지역은 83명 노동자의 원직 근무지역과 주거지 등을 고려해 동두천, 일산, 마포 등 3곳으로 정했다.

이번 사태의 원인이 되었던 계약해지와 폐업 등의 상황에서 조합원의 고용 안정을 보장하는 방안도 합의했다. 3자 협의체는 매각 과정에서 인위적인 구조조정을 하지 않고, 매각 시까지 협력업체와의 업무위탁계약을 종료하지 않기로 했다. 불가피하게 협력업체가 폐업을 하거나 계약을 할 때에도 신규업체가 조합원을 우선 고용하는 등 업무의 지속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했다.

2014년도 임단협 부분에선 노조 측이 당초보다 요구 수준을 낮추는 방향으로 정리했다. 씨앤앰 지부는 4% 인상, 씨앤앤 지부 산하 텔레웍스 지회는 4% 인상과 아울러 추가로 임단협 타결금 100만 원을 받는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내부의 임금격차를 해소하자는 의미다. 케이블방송 비정규직 지부는 임금을 12만 원 인상하는 선에서 합의하기로 했다.

노조는 오는 31일 오전 이같은 내용의 합의안에 대한 찬반 투표를 실시한다. 합의안이 통과할 경우 현재 씨앤앰 대주주인 MBK파트너스 사무실이 입주한 서울파이낸스센터 앞 광고탑에서 고공 농성중인 해고 노동자 임정균, 강성덕 씨가 내려올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지난 6월 대량 해고 이후 노숙 농성은 176일, 고공 농성은 49일, 단식 농성은 8일간 이어진 씨앤앰 해고 노동자들의 복직 투쟁은 사실상 종료됐다.

"정규직-비정규직 노조 단결이 간접고용 문제 풀었다"

이남신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소장은 이번 씨앤앰 노사 합의가 간접고용 문제로 인한 노사 갈등 문제 해결에 있어 좋은 선례를 남겼다고 평했다.

이 소장은 우선 해고 노동자들이 독립 법인을 통해 근속 승계를 하게 된 데 대해 "온전한 의미의 복직"이라며 "바람직한 노사 상생 방안"이라고 평했다. 흩어져 일하던 해고 노동자들이 그대로 원직에 복귀할 경우 회사에 맞대응하기 힘든데, 다같이 하나의 독립된 법인으로 모인다면 노사 간 대화가 용이해 예상되는 후속 갈등이 줄어든다는 얘기다.

이 소장은 씨앤앰이 업체 변경 시 고용을 승계하도록 하는 여러 조치를 마련한 점 역시 큰 성과라고 지적했다. 원청의 사용자성의 책임을 인정한 점에서다. 이 소장은 간접 고용으로 유사한 갈등을 겪고 있는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 등 다른 통신·케이블 사업장에도 본보기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간접 고용 비정규직 문제가 장기화되고, 투쟁은 번번이 좌절되어왔다는 점에 비춰 볼 때, 이번 씨앤앰 투쟁은 통신·케이블 업계뿐 아니라 수많은 업종의 비정규직 노조에도 희망을 준 사례다. 그는 이같은 승리의 가장 큰 원동력으로 정규직 노조와 비정규직 노조의 연대를 꼽았다. 그는 "정규직 노조가 단체 삭발을 하고 자신의 요구 수준을 낮추면서까지 비정규직의 요구를 관철시킨 예가 거의 없다"며 "정규직 노조의 역할이 대단히 컸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규직이 비정규직과 함께 투쟁에 적극 임했기 때문에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었다"며 "타 대기업 정규직 노조에 경종을 울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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