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의 첫 직선제 지도부 선거에서 쌍용자동차 해고자 출신인 한상균(52) 후보가 당선됐다.
민주노총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26일 기호 2번으로 출마한 한상균(위원장)-최종진(수석부위원장)-이영주(사무총장) 후보조가 18만2249표(51.62%)를 얻어 당선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한 후보조와 함께 결선 투표에 진출했지만 접전 끝에 낙선한 기호 4번 전재환 후보조는 17만801표(48.38%)를 얻었다. 1만1448표 차 패배다.
한상균 후보조는 민주노총 16개 지역본부 중 최대 투표지역인 서울과 경기를 비롯해 총 10곳의 지역에서 우세했다. 이번 결선 투표의 투표율은 55.97%로, 재적 선거인 수 66만7752명 중 37만3742명이 투표했다.
선관위는 투표 결과 공고 뒤 "이번 민주노총의 사상 첫 직선제는 투표인 수가 67만 명에 달하는 등 국가 공직선거 다음으로 규모가 커 실행 여부를 놓고 일부의 우려가 있었으나, 우려를 씻고 높은 투표율을 기록하며 무사히 마쳤다"면서 "높은 투표율로 총파업 지도부를 내건 한상균 집행부의 지도력에 더욱 힘이 실릴 것"이라고 자평했다.
접전 끝 승리 '이변'…2015년 총파업, 이뤄질까?
신임 위원장에 당선된 한상균 후보는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장 시절 77일간의 옥쇄 파업을 이끌었으며, 이후 3년간 구속 수감 생활을 했다. 이후엔 171일간 송전탑에서 해고자 복직을 요구하는 고공 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그의 위원장 당선은 민주노총 안팎에서 상당한 '이변'으로 꼽힌다. 특히 낙선한 전재환 후보조가 민주노총 내 최대 정파인 전국회의를 비롯해 국민파와 중앙파의 '정파 연합'으로 추대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른바 '조직세' 차원에서도 그의 당선이 이례적이란 평이다.
민주노총 본부나 산별노조 지도부 출신이 아닌 해고자 출신의 현장 활동가가 지도부로 당선된 것은 사상 처음으로 실시되는 직선제 선거에서 민주노총의 변화를 요구하는 조합원의 갈망이 반영된 결과라는 평이 나온다.
특히 신임 지도부가 2015년 총파업을 핵심 공약으로 내거는 등 4개 선본 중 "투쟁하는 민주노총"을 가장 전면에 내세운 만큼, 비정규직 대책과 노동시장 재편 등 굵직한 현안이 산적한 노동계에 미칠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
한 신임 위원장은 당선 인사에서 "1차 투표와 결선에 이르는 선거 기간을 '총파업 조직 기간'으로 정하고 뛰었다"며 "선거 결과를 박근혜에 맞서 더욱 힘차고 노동자답게 싸우라는 준엄한 명령으로 받아 안고, 선거기간 동안 조합원과 맺었던 약속 하나하나를 실천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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