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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 크리스마스…곳곳에서 '마녀사냥'

극우단체 "통진당 당원명부 공개"…이정희 "보복의 끝은 어디인가"

크리스마스 이브이지만, 산타클로스도 빨간 옷을 입고는 돌아다니기 힘든 분위기다. 지난 19일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 이후 극우단체와 새누리당 소속 일부 의원들이 제기하는 색깔론이 거세다.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은 2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황교안 법무장관을 상대로 "어제·오늘 북한 인터넷이 마비되니 국내 좌파매체 사이트에 댓글이 현저하게 줄었다"고 주장했다. '좌파매체'를 특정하거나 통계 등 별다른 근거는 대지 않았다. 김 의원이 이같은 발언을 하자 국회 기자실에서는 여기저기서 실소가 터져나오기도 했다.

김 의원은 또 "통합진보당 주도세력에 대한 국가보안법 수사는 적극적으로 하고 있나"라고 질의했고, 황교안 장관은 "상당히 많은 피고발인들에 대해 고발 접수가 돼 있는데, 검찰의 역량을 모을 수 있는 대로 모아 적극적으로 대처하겠다"고 응답했다.

김도읍 의원도 같은 자리에서 '핵발전소에 대한 해킹 공격 배후가 북한일 가능성이 있다'는 취지의 주장을 폈다. 황 장관이 "그런 가능성도 전혀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원론적으로 답하자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 것이냐, 가능성이 농후한 것이냐"고 되묻기도 했다. 김진태 의원과 김도읍 의원은 모두 검사 출신이다.

김도읍 의원은 전 통합진보당 소속 의원들이 낸 헌재 판결에 대한 효력정지 소송에 대해 박병대 법원행정처장이 "의원직 상실 여부는 명문 규정이 없다"며 "사건이 들어온다면 심판 대상이 되기 때문에 (견해를) 말씀드리기 적절치 않다"고 상식 수준의 원칙적 답변을 한 데 대해서도 "행정소송 대상 이 아니다. 처장이 독특한 견해를 갖고 있다"며 "납득할 수 없다"고 몰아세웠다.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은 이날 별도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2011년 겨울의 통합진보당 창당이 북한 지령에 따라 이뤄졌다는 주장을 폈다. 하 의원은 이른바 '왕재산 간첩사건' 당시의 북한 지령문에 통합진보당 강령을 어떻게 하고 다른 야당과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하라는 이야기가 나온다면서, 실제로 이후의 야권연대나 진보신당 배제 등이 지령 내용과 거의 그대로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설사 북한이 이같은 지령을 보낸 것이 사실이라 해도, '종북주의와의 절연'을 주장해온 노회찬·조승수 전 의원, 참여정부 각료 출신인 유시민 전 의원 등을 '북한 지령에 따른 인물'로 몰아가는 것은 무리수라는 지적이 나온다. 역으로 북한이 2012년 대선 당시 '새누리당에 침투해 박근혜 비대위원장(당시)을 대선후보로 만들라'는 지령을 조직원들에게 내렸다면, 박 대통령을 대선후보로 선출한 것이 북한의 지령에 따른 결과가 된다는 황당한 논리와 다를 바 없기 때문이다.

새누리당 국회의원들이 '종북 몰이'에 나서는 사이 극우단체들도 보조를 맞추고 있다. 이날 '자유청년연합'은 국회 기자회견장에서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은 국민의 '알 권리' 차원에서 통합진보당 당원 명부를 공개하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명단 공개 청구 이유는 국가공무원이 통합진보당 당원으로 등록했을 우려 때문"이라며 "통합진보당에 공무원이 가입돼 있다면 국민 불안은 더욱 고조될 것"이라고 했다.

앞서 새누리당이 추천한 세월호 진상조사위원 고영주 변호사가 대표인 '통진당 해산 국민운동본부'는 이정희 전 대표 등 통합진보당 지도부를 국가보안법상 반국가단체 구성 혐의로 검찰 고발하기도 했다. 또다른 극우단체 활빈단도 오병윤 전 의원과 당원 일부를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고발했다. 활빈단은 지난달 '코리아연대' 등 통일운동 단체에 대해서도 고발을 했고, 코리아연대와 민변 소속 장경욱 변호사는 지난 22일 경찰 압수수색을 받았다. 장 변호사에 대해서는 탈북자들에 대한 검찰 기소에 대해 묵비권 행사를 조언해 무죄 판결을 받아낸 데 대한 보복성 수사 아니냐는 말도 나오고 있다.

이정희 전 대표는 이날 검찰의 국보법 수사 등에 대해 "보복은 저 하나로 끝내달라"며 "합법적으로 활동한 정당을 강제 해산한 것도 모자라 이제는 당을 이적단체로 몰고 10만 당원을 처벌하려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이 전 대표는 당초 이날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려다 경찰의 제지에 막히자 청와대 인근 청운동사무소 앞에서 입장문을 발표했다. 이 전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복의 끝은 어딘인가"라고 하기도 했다. 지난 2012년 대선을 앞두고 TV 토론에 나왔던 이 전 대표는 당시 박 대통령에게 '떨어뜨리러 나왔다'고 했던 적이 있다.

한편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성탄절을 맞이하여 하나님의 축복이 모든 분들에게 넘치길 기원 드리며…"라며 "예수님이 이 땅에 사랑과 평화를 위해 오신 것같이 우리에게도 마음의 사랑과 평화가 넘치길 바랍니다. 성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고 성탄 메시지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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