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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트로 "오바마,대통령 권한 최대한 발휘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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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트로 "오바마,대통령 권한 최대한 발휘해달라"

[전문번역]쿠바 최고지도자, 연설로 관계정상화 진전 촉구

다음은 미국과 쿠바가 반세기 넘도록 지속된 적대적 관계에 '역사적 돌파구'를 선언한 것을 계기로 쿠바의 최고지도자 라울 카스트로가 지난 17일(현지시간) 라디오와 텔레비전을 통해 '쿠바-미국 관계 발전'에 대해 연설한 내용을 전문 번역한 것이다.

'미국과의 새로운 관계(The New Opening With the USA)'라는 이 연설에서 카스트로는 "차이점과 함께 공존하는 지혜"를 촉구하면서 양국의 진정한 관계 발전에 대한 기대와 의지를 여러 차례 강조했다. 특히 그는 "핵심 현안이 해결된 것은 결코 아니다"면서 "우리에게 인간적, 경제적으로 막대한 피해를 초래한 경제, 교역, 금융에 걸친 봉쇄조치는 반드시 중단되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나아가 그는 "봉쇄조치는 법으로 명분화되어 있지만, 미국의 대통령은 시행령을 개정할 권한을 갖고 있다"면서 "미국 정부가 국제법의 원칙과 유엔헌장에 기초해 양국의 관계정상을 위한 상호 여건과 진전을 위한 조치들을 취해줄 것을 제안한다"고 미국을 압박했다. 편집자

▲ 형제가 대를 이어 최고지도자를 맡고 있는 피델 카스트로와 라울 카스트로. ⓒAP=연합뉴스

국가평의회 의장으로 선출된 이후 나는 국가의 독립과 주체성에 해가 되지 않는 범위에서 주권에 입각해 미국과 상호 존중하는 대화를 하기 위한 의지를 여러 차례 밝혔다. 이런 입장은 미국 정부에 공식적으로나 비공식적으로 전달됐다. 오랜 투쟁 속에서도 우리가 지켜온 원칙을 포기하지 않으면서 양국의 차이점에 대해 논의하고 해결하기 위한 용의가 있다는 점을 피델 카스트로 동지를 통해 여러 차례 접촉해 왔다.

쿠바의 영웅적인 국민은 심각한 위험과 침략, 역경과 희생을 겪으면서도 국가의 독립과 사회 정의라는 이상을 위해 충실한 모습을 보였고, 앞으로도 이런 모습을 유지할 것이다. 혁명 56년을 거치면서 강하게 단결한 우리는 1868년 독립 전쟁이 시작된 이후 우리의 원칙들을 지키기 위해 숨진 이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흔들리지 않는 의지를 간직해왔다.

오늘날 여러가지 어려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번영과 지속가능한 사회주의를 건설하기 위해 경제 체제를 개혁하는 과업에 착수했다.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나는 어제 전화로 대화를 나눈 것을 포함해 최고위급 수준의 대화를 가진 결과, 양국의 상호 관심사를 위한 몇가지 해결방안에 대해 진척을 이룰 수 있었다.

지난 2001년 6월 피델 카스트로가 "그들은 돌아올 것"이라고 약속했듯, 제라도와 라몬, 안토니오가 오늘 고국에 당도했다.

그들의 가족과 우리 모든 국민은 그동안 그들의 귀환을 위해 포기하지 않고 노력해왔기에 형용할 수 없는 기쁨을 느끼고 있으며, 이 기쁨은 지난 16년간 그들의 석방을 요구하며 줄기찬 노력을 경주했던 수백 곳의 연대 위원회와 단체, 공공기구, 의회, 조직, 기관, 개인들도 함께 느끼고 있다. 우리는 이들 모두에게 깊은 감사와 함께한다는 충심을 전한다.

오바마 대통령의 결단은 우리 국민의 존경과 인정을 받을 자격이 있다. 나는 쿠바와 미국의 관계 개선을 위해 바티칸, 특히 프란시스코 교황의 지지에 대해 감사와 노고를 표하고 싶다. 나는 양국의 고위급 회담을 성사되도록 중간에서 역할을 해준 캐나다 정부에게도 감사를 드리고 싶다.

우리는 쿠바 태생으로 미국의 간첩행위를 한 사람을 석방해 미국으로 돌려보내기로 결정했다. 또한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오늘 미국 시민 앨런 그로스를 돌려보냈다.

우리는 항상 그랬듯 엄격한 법체계에 따라 미국 정부가 신경을 써온 사람들을 석방하는 것을 비롯해 자체적인 판단에 따라 현안이 된 죄수들에게 법적인 특별조치를 허용해왔다. 또한우리는 외교관계를 개선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핵심 현안이 해결된 것은 결코 아니다. 우리에게 인간적, 경제적으로 막대한 피해를 초래한 경제, 교역, 금융에 걸친 봉쇄조치는 반드시 중단되어야 한다. 이 봉쇄조치는 법으로 명분화되어 있지만, 미국의 대통령은 시행령을 개정할 권한을 갖고 있다.

우리는 미국 정부가 국제법의 원칙과 유엔헌장에 기초해 양국의 관계정상을 위한 상호 여건과 진전을 위한 조치들을 취해줄 것을 제안한다. 쿠바는 유엔 같은 다국적 기구의 틀 안에서 협력할 용의가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여러 현안, 특히 국가의 주권, 민주주의, 인권, 그리고 외교정책과 관련된 현안들에서 많은 차이가 있지만, 이 모든 현안들에 대해 대화를 할 의지가 있다는 것을 나는 다시 한번 확인한다.

나는 미국 정부에게 양국 국민, 가정, 시민들 사이의 관계를 방해하거나 제한하는 장애물들을 제거할 것을 촉구한다. 특히 여행, 우편 직송, 통신에 대한 제한을 해제할 것을 촉구한다.

양국이 이룬 진일보는 많은 문제에 대해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앞서 강조했듯이, 우리는 성숙한 태도로 차이점과 함께 공존하는 지혜를 배워야 한다.

(번역: 이승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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