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선 캠프에 참여했던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가 청와대 '문고리 3인방'으로 지목된 이재만·정호성·안봉근 비서관을 "수준 미달"이라고 평가했다. 40% 아래로 박근혜 대통령 지지율이 하락한 것을 두고는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던 것"이라며 비선 실세 논란으로 "지지층 중에도 환멸을 느끼는 사람이 많아진 결과"라는 분석을 내놨다.
이 교수는 18일 오전 CBS 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와 한 인터뷰에서 그간 "국정 운영 방식을 지지했던 분들도 '이젠 이건 아니다'라고 생각하는 것"이라면서 "박 대통령 지지자들은 최태민 목사 문제를 과거 문제로 생각해 따뜻하게 지지했지만 지금은 상당히 지각 있는 지지자 중에 환멸을 느낀 사람들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그간 지지율이 45%, 50% 있었지만 지난 2년간 별로 된 게 없으니 거기에 크게 의미를 두는 것도 이상하다고 본다"면서 "유선과 무선을 반씩 하는 여론조사 결과인 만큼 실제 지지율은 40%보다 상당히 하회한다고 생각한다"고도 말했다. "유선 전화는 박 대통령의 주요 지지층인 60대가 주로 사용"하므로 이들의 지지 정도의 여론 조사에 "과대 반영이 돼 있다"는 것이다.
핵심 지지층이 강해 지지율이 곧 반등할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질문엔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언론계, 교사, 교수, 지식인, 화이트칼라 직장인 등 여론 주도층"이라며 "이들이 현 정권을 부정적 내지 비판적으로 보고, 경우에 따라선 냉소하고 분노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진행 중인 검찰 수사에 대해선 "그것을 액면 그대로 믿을 사람이 얼마나 있겠는가"라고 했다. 이 교수는 "검찰이 무슨 답을 내도 국민은 믿지 않는다'며 "검찰이 권력으로부터 자유롭지 않은 집단이란 확인은 정부에 대한 불신으로 계속된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상돈 "답은 있지만…과연 박 대통령이 할 수 있을까"
이 교수는 "청와대뿐 아니라 내각도 대폭 바뀌어야만 한다"면서도 "과연 그렇게 할 수 있을까. 박 대통령이 그 세 사람(청와대 문고리 3인방으로 불리는 이재만·정호성·안봉근 비서관)을 후퇴시키기 매우 어렵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그는 "언론사에서 말하는 이른바 십상시에 대한 의존도가 비정상적으로 높다"면서 "어떻게 합리적으로 설명할 수가 없다"고도 했다.
이 교수는 이어 "현재 박근혜 정부를 움직이는 사람들 수준이 좀 미달한다고 본다"며 "예를 들어 노태우 대통령 시절 청와대엔 서울대 교수 출신인 노재봉·김학준, 외교 전략가인 김종휘 전 교수, 경제수석에는 김종인 박사 이런 분들이 계셨다. 그런데 현 정부에서는 도대체 누가 있나. 이재만, 정호성, 안봉근 이 사람들이 끌고 가고 있다고 국민들은 보고 있다. 정말로 한심하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현 상황에서 청와대가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은 "누구나 알고 있다. 청와대 비서실장부터 전면적 인적 쇄신을 하고 대통령이 기자회견이 또는 국민과 대화하는 등 소통을 잘해야 한다. 그리고 총리와 장관들한테 실제로 권한과 책임을 부여하고 의사결정을 할 때에 수평적 토론이 있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나 이 교수는 "대통령이 과연 그걸 할 수 있을까. 지난 2년간 보여준 모습을 보면 그것이 매우 어렵지 않겠나. 교과서적으로 얼마든지 말할 수 있지만 기대하기 어렵다"고 거듭해서 회의적인 평가를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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