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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개발과 맞서온 20년, '제주 환경 파수꾼' 우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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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개발과 맞서온 20년, '제주 환경 파수꾼' 우뚝

[언론네트워크] 제주환경운동연합 창립 20돌 "기후변화 대응 강화…도민사회와 호흡할 것"

'생명이 숨 쉬어야 한다. 지속가능한 생태민주사회가 돼야 한다. 생태적 삶으로 지역자치를 실현해야 한다.'

마치 개발 만이 제주의 미래 인양 너도나도 개발을 부르짖었던 시대에 일찌감치 개발의 폐해에 주목해 무분별한 개발과 맞섰던 제주환경운동연합이 내걸고 있는 목표다.

이런 명제 아래 현장을 누벼온 제주환경운동연합이 11일로 창립 20주년을 맞았다.

▲지난 2000년 송악산 개발 반대 운동에 나선 환경운동연합. ⓒ제주의소리

지금은 제주의 환경을 지키는 파수꾼으로 우뚝 섰지만, 시작은 미미했다.

2년여의 준비를 거쳐 지난 1994년 12월11일 탄생한 ‘푸른이어도의 사람들’이 모태가 됐다.

그러다 1998년 제주환경운동연합으로 이름을 바꾸고, 한라산 케이블카 설치 반대, 송악산개발사업 반대, 중산간 골프장 건설 반대, 곶자왈 보전, 내도 알작지 해안도로 개설 반대, 묘산봉관광지구 개발 반대 등을 펼치며 제주사회에 자신의 존재를 확실히 알렸다.

환경이 현안으로 부상할 때마다 환경운동연합은 항상 그 중심에 섰다.

이처럼 환경운동연합이 지역 현안에 제대로 목소리를 낼 수 있었던 것은 자발적인 회원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현재 회원수는 930여명. 이들이 내는 회비는 물론 수입과 지출 등 모든 회계 내역이 매달 발간하는 소식지 '오름과 바당'에 공개된다. 깨끗한 단체로 남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환경파괴와는 추호도 타협않는 환경운동연합이지만, 그게 활동의 전부는 아니다.

오히려 환경보전에 대한 인식을 확산시키는게 주요 역할의 하나가 됐다. 2007년 창립한 제주환경교육센터가 단적인 사례다.

시민단체만 목소리를 내는 것이 아니라 도민의 목소리가 합쳐져야 난개발을 막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실제 환경운동연합이 반대했던 개발사업들은 대부분 그대로 진행됐다. 선흘곶 묘산봉 관광지구와 교래 곶자왈 개발 등이 그렇다. 뼈아프지만, 소중한 경험이 됐다.

이영웅 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예나 지금이나 제주도의 개발 위주 정책은 달라지지 않았다고 말한다.

그는 "20년전 활동과 지금과 다를 것이 없다"며 "시민들의 목소리가 합쳐져야 한다. 어린 아이들에게 환경과 자연에 대한 교육을 진행해 차츰 인식을 바꿔나가겠다"고 활동방향을 설명했다.

▲지난 2005년 푸르렀던 제주대 입구 소나무. ⓒ제주의소리

그러면서 2007년 고사한 제주대학교 입구 소나무를 아쉬운 사례로 소개했다.

당시 수령이 130년 정도로 추정됐던 제주대 입구 소나무는 누군가 의도적으로 죽인 정황이 포착됐으나 끝내 범인은 잡지 못했다.

당시 제주대 입구는 이 소나무를 중심으로 자연스럽게 교통소통이 이뤄지게끔 설계된 원형 교차로였다. 하지만 오히려 이 소나무가 교통의 흐름을 방해한다고 판단한 당국은 도로개선공사를 통해 이 소나무를 없애고, 신호형 교차로로 바꾸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때도 환경운동연합은 소나무의 대변자로 나섰다.

수차례 논의 끝에 당국은 결국 소나무를 그대로 놔두되 주변 도로를 넓히는 쪽으로 사업 방향을 바꿨지만 2007년 봄, 누군가 소나무에 구멍을 뚫은 뒤 제초제를 투입하는 바람에 소나무는 그대로 말라 죽어버렸다. 제주대 입구에 신호형 교차로가 들어선 배경이다.

▲2007년 고사한 제주대 소나무 제거 현장. 당시 환경운동연합은 이 소나무가 잘려 없어질 때까지 곁을 지켰다. ⓒ제주의소리


이 사무국장은 "앞으로 제주 생태계 보전과 생활환경 개선을 위해 더욱 더 앞장서겠다"며 "중산간 난개발을 막고, 해안선을 보호하겠다. 기후변화에 따른 대응체계를 마련하고, 폐기물관리정책을 변화시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어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환경운동연합의 (활동)방향은 변함이 없다. 앞으로도 단체 목소리와 도민들의 목소리를 합치겠다”고 다짐했다.

환경운동연합(공동의장 오영덕·이진희·정상배)은 이날 오후 6시30분 제주시 상록회관 1층 탐라웨딩홀에서 창립20주년 기념식을 개최한다.

기념식은 20년의 활동을 되돌아보고 향후 활동계획을 확인하는 자리다. 20년의 발자취를 더듬을 수 있는 활동백서도 공개된다.

환경보전과 난개발 방지에 공헌한 도민과 언론인, 회원에 대한 시상도 진행된다.

제주의소리=프레시안 교류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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