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고모인 김경희 당 비서가 뇌졸중으로 사망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하지만 김일성 주석의 직계인 이른바 '백두혈통'에 속하는 김 비서가 정말 사망했다면 북한이 사망 부고를 내지 않을 이유가 없다며 김 비서 사망이 신빙성이 없다는 반론도 나오고 있다.
미국 방송 CNN은 30일(현지시각) 강성산 전 북한 총리의 사위인 탈북자 강명도 씨의 주장을 인용해 김 비서가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강 씨는 "김경희가 (그의 남편) 장성택이 처형되고 며칠 뒤 김정은 제1위원장과 전화통화를 하던 도중 세 번째 뇌졸중을 겪었다"며 김 비서가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곧 숨졌다고 밝혔다.
강 씨는 "김경희의 사망은 장성택을 처형하고 불과 며칠 뒤에 발생했기 때문에 북한 주민들이 장성택 처형과 김경희 사망을 결부시키지 않도록 하려고 북한 정권에서 김경희의 사망을 발표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강 씨의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세종연구소 정성장 수석연구위원은 "강 씨는 지난 10월 김정은이 발목 수술 후 지팡이를 짚고 활동한 사진을 북한이 공개했을 때 한 방송에 출연, 그 사진이 수술 전에 찍은 사진일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한 적이 있다"며 강 씨가 '아니면 말고' 식의 발언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이 소식을 전한 CNN 역시 강 씨의 주장을 검증할 수 없었다고 보도했고, 워싱턴의 북한 문제 전문가들도 대부분이 확인이 불가능하거나 확인하기 어려운 내용이라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비서의 사망설은 지난해 12월 김 비서의 남편인 장성택 북한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이 숙청당한 뒤 현재까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신빙성이 떨어지는 증언들이 대부분임에도 김 비서가 사망했다는 소문이 끊임없이 흘러나오는 것은 김 비서의 건강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정 수석연구위원은 "신뢰할만한 정보에 의하면 김경희는 올해 하반기에 건강이 극도로 악화돼 말도 못하고 침대에 하루 종일 누워있어야 하는 상태에 놓여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김 비서는 장성택 숙청 이후 주요 직위에서 사실상 물러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