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초순 시드니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서 열리는 한미정상회담이 노무현 대통령 임기 중 마지막 한미정상회담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청와대와 일부 언론간의 신경전이 벌어졌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27일 "APEC을 계기로 한미정상회담을 추진하려 한다고 말한 바 있는데 어떤 언론들은 마치 큰일 난 것처럼 우려의 보도들을 많이 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날 몇몇 신문들은 '남북정상회담 연기로 인해 외교일정이 꼬여서 노 대통령의 방미를 통한 단독 한미정상회담이 무산됐다'는 식으로 보도했었다.
이에 대해 천 대변인은 "한미정상회담을 추진하기로 합의했었지 날짜를 확정한 적도 없는데 '무산됐다, 취소됐다' 는 식의 보도는 적절치 않은 것 같다"면서 "(남북정상회담과) 일정이 앞뒤가 바뀌어 긍정적 영향을 줄 수도 있고,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도 있고 또 아무 영향을 주지 않을 수도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천 대변인은 "일단 한미 정상회담은 APEC계기에 추진하는 것이고 UN총회 연설 등은 확정했는데 안하기로 했다는 것보다는 가서 하면 좋겠지만 여러 가지 현실적 문제, 시간적 문제 등을 고려할 때 이뤄지기 어려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부시 미 대통령은 지난 7월 1일 과테말라 방문에 앞서 시애틀을 경유한 노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올가을 미국방문을 초청한 바 있다.
이후 반기문 사무총장의 취임 후 첫 유엔 총회가 열리는 9월말 뉴욕방문을 겸한 워싱턴 정상회담 등이 검토됐으나 일정이 추석연휴와 겹치는데다가 순연된 남북정상회담 직전이라 노 대통령은 참석하지 않기로 가닥이 잡혀있는 상황이다.
아프간 인질 "얼마나 많은 시간을 더 보내야 할지 몰라"
한편 외신들이 아프간 현지 소식통의 입을 빌어 '남은 19명의 인질 석방이 가까워지고 있다'고 보도한 데 대해 청와대는 여전히 신중한 입장을 견지했다.
천 대변인은 "아프간에서 23명이 피랍당한 지 40일이 지났는데 가족들과 피랍자들이 얼마나 많은 시간을 더 보내야 할지 확실히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 언론도 신중의 신중과 확인의 확인을 거쳐주시길 당부한다"고 강조했다.
천 대변인은 "우리 국민의 안전과 피랍자 모두의 무사귀환이 최우선 목표"라고 재차 강조하면서도 '라마단 기간 이전에 어떤 기대를 가질 수 있는 상황이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특정한 어떤 시점을 기준삼아 말하긴 힘들다"고만 답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