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 년 동안 민주당의 독무대였던 호남, 광주에서는 새정치에 대한 열망이 뜨거웠지만 지난 2012년 대선, 올해 6·4지방선거에서 큰 실망만 안겨줬다. 그러한 가운데 호남정치를 반성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호남정치학회, 희망광주 미래구상(준) 주최, 빛고을TV, <시민의소리> 후원으로 지난 12일 북구 중흥동 한국경영원 5층에서 ‘2014호남 정치:반성과 발전방향’라는 주제로 토론회가 열렸다.
광주, 지역독점정당에 대한 거부감 가져
이날 토론회는 정용식 희망광주미래구상(준) 실무위원이 사회를 보고, 제일 먼저 전남대 조정관 정치학과 교수의 발제가 있었다.
조정관 교수는 지난 6·4지방선거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이 뛰어난 성과를 가져오지 못한 것이 사실이었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6·4지방선거로 가기전에 배경이 중요하다고 본다”며 “세상은 변화고, 정치도 변해야한다는 국민들의 열망이 있었고, 지역독점정당을 바꿔나가기 위한 노력들이 있었으나 그것을 이끌 수 있는 리더십이 없었다”고 배경설명을 했다.
호남의 상당수는 더 이상 민주당은 안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지만 실행력이 부족했던 것이다. 조 교수는 “지역의 개혁을 요구하는 입장에서 안철수라는 변수가 없었더라면 호남은 변화의 계기를 찾기 힘들었을 것이다”며 “하지만 안철수와 새정치를 만병통치학적으로 지나치게 기대를 걸다보니 실망이 더욱 크기도 하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호남을 파트너로 해서 신당을 만들거라는 기대감도 치솟았고, 지방선거 전에는 안철수의 이름을 내걸었던 신당 측 후보가 타당의 후보를 상대로 여론조사에서 추월하기도 했다”며 “결국 우여곡절 속에 통합신당을 추진했고, 합당에 대해서 찬반은 여전히 있을 수 있고, 나 역시 이해는 하지만 적극적으로 지지하지는 못하는 입장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렇게 민주당과 안철수가 새정치를 내걸고 새로운 정당을 창당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이 된 순간 호남지역에서는 지방선거의 핵심으로 후보 공천은 ‘무공천’을 해야한다고 촉각을 세웠다. 과정의 민주성과 결과의 개혁성 이 두 가지를 만족시킬 수 있는 공천방식이 필요했다.
특히 공천 심사는 가능하면 국민들의 여론을 반영하는 공천을 하는 것으로 합의했지만 결국 광주시장 후보에 새정치민주연합은 전략공천을 선택해 안철수측 진영이 당선됐고, 나머지 지역구에서는 경선을 통해 조직력을 갖춘 민주당계 진영 후보가 당선됐다.
최근 선거 실망만 안겨줘
그는 “새정치를 새롭게 하려고 시도를 했으나 이미 예상했던 것처럼 5:5가 아니가 잡아먹혔다는 것이 현실화 됐다”며 “새정치는 ‘약속의 실천입니다’를 내세워 두 당이 합당을 했는데 무공천에 대해서 약속을 실천하지 않았기 때문에 새정치가 아닌 것이 됐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새정치계의 지도자로 윤장현을 대폭적으로 밀어주는 것으로 합의되어 과정의 민주성이 빠져 국민, 시민들이 그 과정에서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한 공천과정이었던 것이 사실이다”며 “그러나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라기보다 광주시장은 바뀌어야 한다는 기대감, 강운태, 이용섭 후보의 단일화로 쏠림현상이 일어나면서 윤장현 후보가 표를 많이 받을 수 있었던 것이다”고 설명했다. 2번 선택, 당 선택도 했지만 반 강운태 투표도 작용했다고 내다봤다.
아울러 그는 “과정의 민주성에 지나치게 몰입해서 과거에 대한 부정만 하는 것은 좋은 것만 아니라고 본다”며 “어찌됐던 간에 뽑은 후보를 두고 앞으로 3년 반을 더 가야하는데 현재 뽑힌 당선자와 어떤 방식의 정치를 펼칠 것인가 모델의 고민을 해야하는게 맞다”고 발제를 마무리 했다.
이날 토론자로는 각자의 위치에서 ‘호남의 정치’를 바라본 선학태 전남대 정치학 명예교수, 강은미 정의당 광주시당 위원장, 박필순 녹색당 광주시당 공동운영위원장, 신현구 전)안철수 진심캠프 대외협력위원, 신성진 광주전남민주언론시민연합 공동대표가 참석했다.
먼저 선학태 교수는 “정치신인의 무덤이 될 수 있는 오픈프라이머리(Open primary)를 호남에서 하는 것은 검토해야한다”며 “상향식 공천방식으로 채택한다면 인지도가 가장 높은 현역들의 장치로 끝날 것이다”고 말했다.
또한 선 교수는 “지방정당이 출연하고 활동할 수 있는 범위를 넓혀주고, 지속가능할 수 있도록 비례대표제가 필요하다”며 “호남정치를 복원시키기 위해서 지역주의 투표를 뛰어넘는 계층적인 투표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정치제도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지역 정치신인 발굴할 인재육성 관심 둬야
다음으로 강은미 정의당 광주시당 위원장은 “현재 선거제도라면 투표율과 상관없이 민의가 반영되지 않는 후보가 당선되기도 할 것이다”며 “현재 광주 22명의 시의원 중 21명이 새정치고, 비례대표 1명만 통합진보당이다”고 말했다.
강 위원장은 “그렇게 되면 새정치민주연합과 이견이 다른 정책을 제대로 견지하고, 잘못된 정책을 이야기하는데 상당한 한계가 있다고 본다”며 “이번 선거만큼은 야합이 훨씬 심각한 상태였던 것 같다”고 평가했다.
박필순 녹생당 광주시당 공동 운영위원장은 “녹색당 입장에서는 사실 새정치는 새로운 신진 정당이 등장한다는 측면에서 견제가 있었다”며 “하지만 무공천이라는 획기적인 선거방식에 기대를 가졌고, 이게 무너지는 순간 모두가 실망했을 것이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선거제도는 판을 바꾸는 과정이 되어야 할 것 같고, 정당별 기호제를 없애는 것은 당연히 찬성한다”며 “선거연령에 대해서도 대폭적으로 낮춰야 급식 같은 문제도 학생들이 직접 투표권이 있다면 이런 정책을 펼치지 않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지난 6·4지방선거에서 서구청장 후보로 직접 선거 현장에 있었던 신현구 전)안철수 진심캠프 대외협력위언은 “선거현장에 있었던 사람으로 느꼈던 것을 말하겠다”며 “안철수 캠프에 있었던 사람이었지만 생각만큼 큰 성과는 없어 아쉬움이 있지만 변화시킬 수 있는 토대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컷오프는 여론조사를 해서 가차없이 제대로 해야한다”며 “컷오프를 하되 현역에 대해서는 별도의 잣대를 가지고 해야하고 철저하게 해서 상향식으로 가야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신성진 민언련 대표는 “보수가 혁신을 내세운다는 것은 야당이 무능한상태고 위기를 불러오고 있다고 본다”며 “새정치민주연합은 결국은 기득권을 지키려했고, 광주에서 형님문화가 지역정치를 변화시키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 대표는 “광주는 마을의 희망을 키우는 공동체 복원에 초점을 두고 인재육성을 통해 사람을 키우지 않으면 호남에 무슨 희망이 생기겠냐”며 “정치 인재육성을 하지 않는다면 결국 지역에서 정치인에게 줄서기, 정치인을 쫓아다니는 사람이 또다시 정치인이 되는 일이 되풀이 될 것이다”고 평가했다.
프레시안=시민의소리 교류기사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