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출판단지 쌤앤파커스 출판사를 항의 방문한 성폭력 피해 여직원 A씨를 향해, 쌤앤파커스 편집자 김모 씨가 "너 증명할 수 있어?"라며 사실상 2차 가해 발언을 해 논란이 되고 있다. 쌤앤파커스는 20대 문제를 다룬 서울대 김난도 교수의 <아프니까 청춘이다>를 낸 '잘 나가는' 출판사 중 하나다.
A 씨는 정규직 여부가 결정되는 최종 면담 술자리에서 쌤앤파커스 B 상무가 술에 취한 자신을 오피스텔로 유인해 성추행을 저질렀다며,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 혐의로 B 상무를 고소한 바 있다. 하지만 검찰은 '증거 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분했다.
전국언론노조(위원장 강성남)와 출판노동자들은 11일 박시형 쌤앤파커스 대표와의 면담을 요구하며 쌤앤파커스 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박시형 대표가 가해자를 옹호하는 진술서를 법원에 제출했고, 그 결과 재정신청이 기각됐다는 의혹 때문이었다.
앞서 피해자 A씨는 서울고등법원에 기소를 요청하는 재정신청을 냈다. 하지만 11월 4일, 고법은 증거불충분 등을 이유로 재정신청을 기각했다.
이날 문제의 발언은 쌤앤파커스 직원이 대표 면담을 위해 출판사를 찾은 강성남 언론노조위원장을 향해 삿대질을 하면서 시작됐다. <미디어오늘>과 <미디어스> 보도를 보면, 이들 직원 중 한 명은 “당신이 봤어?”라며 언론노조 관계자들에게 막말을 했을 뿐만 아니라 경찰을 부르기도 했다. 또한, 기자회견 참가자들을 DSLR 카메라로 촬영했다.
심지어 A씨에게는 “너, 증명할 수 있어?”라는 2차 가해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그러자 “성폭력을 어떻게 증명할 수 있느냐”며 피해 여직원 A씨에게 사과하라는 목소리가 커졌고 분위기가 한 때 격양되기도 했다.
그러자 쌤앤파커스 직원들은 박시형 대표가 사무실에 없다고 말한 뒤 A씨에 대한 발언을 사과했다.
언론노조 등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이번 재정신청 기각은 직장 내 성폭력 문제 해결 의지가 없는 서울고등법원과 가해자를 편들어 진술한 박시형 대표의 합작품”이라고 비판한 뒤 “우리는 이 사건을 한 여성노동자에 대한 폭력을 넘어서 불안정한 상황에 처한 모든 노동자에 대한 폭력으로 인식하고 가해자와 쌤앤파커스 박시형에 대한 민사소송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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