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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최초로 '삼성 뇌종양' 산재 인정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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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최초로 '삼성 뇌종양' 산재 인정 판결

뇌종양 故 이윤정 씨·재생불량성빈혈 유명화 씨 승소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서 일하다가 뇌종양에 걸려 숨진 고(故) 이윤정(사망 당시 32세) 씨 등이 산재 인정 판결 소송에서 승소했다. 반도체 노동자의 뇌종양이 산재로 인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행정법원(주심 이상덕 판사)은 7일 삼성전자 온양공장에서 일하다 뇌종양으로 숨진 고 이윤정 씨 유족과 희귀병인 재생불량성빈혈 판정을 받은 유명화(32) 씨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요양불승인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원고들이 삼성전자 온양공장에서 근무하는 동안 벤젠, 포름알데히드, 옥사이드에틸렌 등 유해물질에 노출된 후 질병이 생겼기 때문에 질병의 발병과 업무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볼 수 있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원고들은 재직기간 3교대 또는 2교대로 주·야간 교대근무를 했고, 하루 12시간까지의 연장근무를 해 피로가 누적되고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았을 것"이라며 "이런 작업 환경이 질병의 발병이나 진행을 촉진하는 원인으로 작용했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고 이윤정 씨는 고등학교 3학년이던 1997년 5월 삼성전자 온양공장에 입사해 반도체칩이 담긴 보드를 고온 설비에 넣고 불량품을 걸러내는 일을 했다. 

2003년 퇴사해 자녀 둘을 낳았던 그는 2010년 5월 5일 어린이날에 뇌종양 판정을 받고, 근로복지공단에 산재를 신청했으나 거절당했다. 

산재 불승인 판정에 불복한 이 씨는 2011년 소송을 제기했지만, 소송이 진행 중이던 2012년 5월 7일 어버이날을 하루 앞두고 두 아이를 남긴 채 끝내 숨을 거뒀다. 
 
이 씨와 같이 온양공장 고온테스트 공정에서 일했던 유명화 씨는 고등학교 3학년이던 2000년 7월 삼성전자에 입사한 뒤, 2001년 11월 재생불량성빈혈을 판정받고 13년째 수혈에 의지해 투병 생활을 하고 있다. 
 
지금까지 반도체·LCD공장 등 전자산업에 종사하다가 산재로 인정받은 질병은 백혈병, 재생불량성빈혈, 유방암 등이다. 여기에 추가로 뇌종양이 산재로 인정되면서, 뇌종양 산재 재판 항소심이 진행 중인 한혜경(36) 씨의 판결 귀추가 주목된다. (☞ 관련 기사 : "'삼성 뇌종양' 산재 아니다"…피해자 두번 울린 법원)

앞서 지난해 12월 서울행정법원은 삼성전자 LCD 공장에서 일한 뒤 뇌종양 판정을 받고 투병 중인 한혜경 씨의 산재를 불승인했다. 현대 의학상 뇌종양의 발병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고, 산재 입증 책임은 노동자에게 있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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