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발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문제와 엔캐리 트레이드(저금리의 일본자금을 이용한 해외 자산투자) 청산의 직격탄으로 코스피 주가지수가 사상 최대 규모인 125.91P 급락한 가운데 정부도 진화에 나섰다.
정부 당국자 입 모아 "펀더멘탈은 튼튼하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16일 "금융당국이 여러 대처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현 시점이 청와대 차원에서 무슨 대책을 세우거나 할 단계는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천 대변인은 "우리 증권시장이 미국의 서브프라임 사태로 촉발된 국제금융시장의 불안에 너무 과민하게 반응하지 않는가 하는 생각을 갖고 있다"면서 "우리 경제는 거시경제변수 등 펀더멘탈이 튼튼할 뿐 아니라 서브프라임 사태의 영향도 제한적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평가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석동 재정경제부 제1차관 역시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정부가 서브프라임 부실 등 국제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에 대응해 만전을 기하고 있다"면서 "국내 금융시장의 신용경색 등이 우려될 경우에는 즉각 유동성 공급대책을 강구하고 파생결합 금융상품 등에 대한 전반적인 리스크 관리체제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임영록 재경부 제2차관은 외국인투자 감소 등의 영향에 대해 "외국인투자자 순매도 추이는 전 세계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라며 "최근 우리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투자 비중이 40%에서 34%로 낮아졌지만 이머징 마켓 평균인 25%에 비해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미국의 서브프라임 부실 사태가 국내 금융시장에 미칠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게 정부의 입장이다.
권오규 부총리, 이미 내부게시판 통해 혼란 경고
하지만 임 차관은 이날 <불교방송>에 출연해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로 인한 국제금융시장 불안이 빠르게 마무리되기는 어려운 만큼 당분간 엔캐리 트레이드의 청산위험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오규 부총리 역시 최근 재경부 직원 게시판에 올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재무장관회의를 다녀 와서'라는 글에서 "예기치 못한 충격으로 (엔캐리 트레이드로 인한) 투자 자금이 급격하게 회수된다면 97년 외환위기와 같은 큰 혼란을 초래할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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