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호 새누리당 의원이 이르면 4일 최고위원직 사퇴를 번복할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은 3일 김 최고위원에게 공식 복귀 요청을 했고 김 위원은 "당에 도움이 되는 쪽으로 입장 정리를 하겠다"고 밝혔다.
김 위원은 이날 오후 본회의장을 가던 중 기자들을 만나 "당 지도부에서 김태호의 입장과 진심을 받아준 거 같다"며 "복귀 요청에 대해 내일까지는 입장 정리를 하는 게 도리"라고 말했다.
그는 사퇴 번복 의사를 묻자 "당과 국가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결정을 해야 안 되겠나"라며 "내일까지는 (거취 고민을) 마무리해 공식 발표하겠다"고도 했다.
김 위원의 이 같은 발언은 이날 오전 새누리당 최고위원회가 김 의원 최고위직 '복귀 요청의 건'을 만장일치로 가결하고 몇 시간 후에 나왔다. 복귀를 위해 당 지도부가 나서 '멍석'을 깔아주고 김 위원은 이에 맞춰 복귀 수순을 밟아 나가는 모양새다 .
앞서 김 위원을 연거푸 만나며 사직 만류에 공을 들여왔던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 회의에서도 김 의원을 향해 "속히 돌아와 당에 힘을 보태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경제 활성화 법이 통과되지 않으면 당 지도부도 물러나야 한다는 김 위원의 말은 당과 나라를 위한 충정에서 나온 옳은 말"이라며 "김태호 최고위원도 최고위원직에서 민생경제 입법·처리에서 역할을 해 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포장을 어떻게 하건 김 위원이 지난 약 열흘 간 보인 '오락가락' 행보는 한 동안 입길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계파 간 갈등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당원 선거로 결정된 당직을 내던지는 벼랑 끝 전술을 벌였다는 비판을 면하긴 어렵다.
애초 지난달 23일 최고위원회의에서의 사의 표명 때부터 그가 내세운 이유가 좀처럼 납득되지 않는다는 평이 지배적이었다.
표면적으론 "경제 활성화 법안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 하는 국회가 밥만 축내고 있다"는 게 그 이유였으나, 실제로는 개헌 논의가 번번이 가로막히는 것에 대한 불만 표출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던 이유다. (☞ 관련 기사 : 김태호 최고위원 사의 표명…"밥만 축낸 건 아닌가")
김 위원의 사퇴가 현실화되면 최고위원회의 안의 비박(非朴)과 친박(親朴)의 균형이 깨져 김 대표의 당내 입지 또한 다소 위태로워질 거란 전망도 많았다. 이런 가운데 김 대표가 거듭 사퇴를 만류하자 김 위원은 사의를 표명한 바로 다음 날 "좀 더 고민해 보겠다"고 했고, 여야 교섭단체 대표연설이 열렸던 지난달 30일엔 "여야 대표연설을 들어보니 경제 살리기 의지가 상당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며 "이런 의지들이 공식적으로 느껴지면 사퇴 철회 여부에 대한 고민도 더 깊이 해볼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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