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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남북정상회담 준비할 때 김일성 대역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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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남북정상회담 준비할 때 김일성 대역 있었다?"

[언론네트워크] 설경구-박해일의 만남만으로 기대 모으는 영화 <독재자>

메소드 연기. 이는 콘스탄틴 스타니슬라프스가 창안한 배우 훈련 시스템에서 유래된 방법론으로, 극 중 인물과 동일시를 통한 극사실주의적 연기 스타일을 지칭하는 용어다. 이를 실천해 "인물을 온몸으로 받아들인" 사나이가 있다. 영화 <나의 독재자(감독 이해준)>의 김성근이자 이 배역을 소화한 배우 설경구다.
영화는 개봉 전부터 믿고 보는 배우 설경구와 박해일의 만남으로 화제를 모았었다. 설경구는 <박하사탕(2000)>, <오아시스(2002)>, <실미도(2003)>, <해운대(2009)>부터 최근작 <소원(2013)>까지 매 작품 소름 끼치는 연기로 신뢰도를 높였고, 박해일 역시 <질투는 나의 힘(2003)>, <연애의 목적(2005)>, <괴물(2006)>, <최종병기 활(2011)>, <은교(2012)>, 최근작 <제보자(2014)>까지 선 굵은 연기로 자신만의 스타일을 구축해왔다. 그런 두 배우의 조합이었기에 기대는 일파만파 번졌다.
시사회를 통해 베일을 벗은 영화 <나의 독재자> 속 설경구, 박해일의 연기는 상상 그 이상이었다. 특히 김일성 배역에 빠져 헤어 나오지 못하는 김성근 역을 맡은 설경구는 배역과 혼연일체의 모습으로 시선을 압도했다. 기자간담회에서도 설경구의 연기에 대한 극찬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올 정도였다. 설경구가 한 남자이자 아버지의 인생을 표현하면서 무게감을 가지고 극을 이끌어 간다면, 박해일은 섬세한 감정 연기로 아버지에게 애증을 가진 아들이 아버지의 마음을 깨닫는 과정을 통해 감동을 선사한다.
<나의 독재자>에서 설경구와 박해일의 만남만큼이나 화제가 됐던 건 소재였다. 첫 남북정상회담 당시 리허설을 위해 김일성 대역이 존재했다는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된 스토리는 단순히 김일성에 빙의되는 한 남자의 이야기가 아니다. 그와 그의 아들의 이야기로, 부성애를 다룬다.

▲설경구, 박해일 주연의 영화 <독재자>의 한 장면.

극의 초반은 1972년을 살아가는 성근의 스토리다. 무명 배우 시절 겪었던 설움부터 성근이 김일성이 될 수밖에 없었던 사연, 아들 태식과 다정했던 한때 등을 전하며 관객에게 성근의 속사정을 공감시킨다. 이후 어른이 된 태식(박해일 분)의 등장과 함께 후반부가 진행된다.
후반부는 1994년 이야기다. 세월만큼이나 태식과 성근의 부자관계도 변했다. 과거 성근이 아버지로서 태식을 이끌었다면, 이제는 아들 태식이 그 관계를 이어나간다. 독재자처럼 변해버린 성근을 외면하며 살던 태식은 성근의 재산을 계기로 그와 다시 함께 살기로 결정한다. 처음 두 사람은 티격태격하지만 결국 이 과정을 통해 태식은 아버지의 마음을 깨닫는다. 이런 두 사람의 관계는 여느 우리 내의 부자 관계를 떠올리게 하며, 관객에게 진한 감동의 여운을 남긴다.
설경구와 박해일은 실제로 9살 차이밖에 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시너지 효과를 내며 부자 관계의 정을 감동적으로 그려냈다. 여기엔 설경구를 완벽하게 노인으로 묘사하게 도와준 분장도 한몫했는데, 설경구에 따르면 앞서 <은교>에서 노인 분장을 했던 박해일의 도움이 컸다는 후문이다. 다만 127분가량 동안 영화는 내내 잔잔하게 흘렀고, 종종 지루함을 안기곤 했다.
그럼에도 설경구-박해일의 부자 연기, 대한민국 도심 한복판에 짝퉁 김일성 수령동지가 산다는 설정은 흥미를 불러일으키기 충분했다. 영화 <나의 독재자>는 30일 개봉해 절찬리에 상영 중이다.

프레시안=뉴스컬처 교류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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