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이날 토론회에서는 '한반도 대운하 공약', '서울시 예산절감 실적 논란', 'BBK와 김경준 의혹', '말 바꾸기와 도덕성 논란' 등 그 동안 이명박 후보를 둘러싸고 제기된 각종 논란이 백화점식으로 제기돼 눈길을 끌었다.
이에 이 후보도 지난 2002년 박근혜 후보의 탈당전력을 언급하며 되받아치는 등 두 후보의 공방은 '전면전' 수준으로 이어졌다.
"예산절감 실적? 분식회계 아니냐"
박근혜 후보는 "이명박 후보는 서울시장 재임 시절 부채를 3조 원 줄였고, 정부예산은 20조 원을 줄일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런데 사실은 재임기간 중 부채는 5조5000억 원이 늘었다"면서 "특히 SH공사 부채는 6조5000억 원으로 증가했다. 이것을 누락한 것은 사실상 이 후보 캠프에서도 인정했다. 지도자의 정직성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고 몰아쳤다.
이에 이명박 후보는 "좋은 질문 같기는 한데 질문의 내용은 파악을 못한 것 같다. 박 후보께서 직접 경영해 본 경험이 없어 그렇게 물은 것 같다. 회계처리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 같다"면서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 후보는 "SH공사는 임대주택을 짓는 기관"이라며 "주택을 많이 지으면 건설기간 중 빌린 돈이 부채로 남고 아파트가 되면 자산 가치가 올라 자산이 늘어난다"는 답변을 곁들였지만 박 후보의 공세는 사그러들지 않았다.
이 후보의 '답변 방식'에 대해서도 맹타를 날렸다. 박 후보는 "일시적 부채는 부채가 아니라는 것이냐. SH공사의 부채를 부채에서 제외한 것은 기업으로 보면 일종의 분식회계라고 말할 수 있다"면서 "습관적으로 '안 해봐서 모른다'는 식으로 답변을 피해가는 것은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여전히 분식회계라는 생각은 지울 수 없다"고 몰아쳤다.
"李 경영능력 회의적" vs "朴만 빼고 온 세계가 인정한다"
'한반도 대운하 공약'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박근혜 후보는 "이 후보는 대운하 공약을 10년 동안 준비했다고 하는데 내용은 수시로 바뀌고 있다"면서 "식수원 오염은 없다고 하다가 이중수로, 강변여과수 등 말이 바뀌었다. 준설 깊이도 4미터에서 9미터로 바뀌었다. '물류혁명'이라고 하다가 이제는 '물류는 20%고 관광운하'라고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후보는 "캄캄한 조령터널을 통과하는 데에만 3시간이 넘게 걸린다. 이는 관광이라고 할 수 없고, 이 엄청난 돈을 다른 데 투자하면 훨씬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면서 "공약을 철회할 생각은 없느냐"고 추궁했다.
홍준표 후보도 "운하를 하면 수질은 엉망이 된다. 이명박 후보는 국가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는 좋은 정책이 많지만 하필 운하는 왜 하려고 하나"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이 후보는 "이 자리에서 대답할 수 없다. 지금은 끝까지 할 권한도 없고 그런 자리에 있지도 않다. 대운하는 정부예산으로 하는 사업이 아니라 민자사업"이라고 비껴갔지만 박 후보는 "최대공약에 대해 될지 안 될지 모른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쏘아붙였다.
'BBK 의혹'도 다시 도마에 올랐다. 박 후보는 "이명박 후보는 CEO 대통령이 되겠다고 했는데 일각에선 이 후보의 경영능력에 회의적인 시각이 있다"면서 "김경준과 동업했던 LK이뱅크의 경우 이 후보는 '본인도 피해자'라고 주장하는데, 그렇다고 해도 동업자가 주가조작, 외화유출, 금융사기를 벌이는 동안 몰랐던 것 아니냐. 동업자 한 사람도 관리하지 못해 국민에 막대한 피해를 준 게 아니냐"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이 후보는 "박 후보는 사실을 전제로 묻는 게 아니라 사실이 아닌 것을 전제로 물어 답변에 어려움이 있다"면서 "온 세계로부터 성공한 CEO라고 인정을 받는데 딱 박근혜 후보로부터만 인정을 못 받는 것 같다. 사기극은 BBK가 저지른 것이지 저와는 상관없는 일이다. 전혀 관련 없는 문제를 혼동하는 것 같다"고 비껴갔다.
이명박 "2002년 탈당은 왜 했나?"
이명박 후보도 박근혜 후보의 지난 2002년 탈당을 언급하며 반격에 나섰다.
이 후보는 "박근혜 후보가 당 대표 시절 당을 구하는 여러 일을 한 점을 높이 평가한다"면서도 "그러나 2002년 박 후보는 탈당을 했었다. 당시 탈당을 하지 않았으면 선거에 큰 도움이 되지 않았겠느냐"고 지적했다.
이에 박 후보는 "지지받는 정당이 되기 위한 여러 방안이 끝내 받아들여지지 않아 저로선 더 이상 당에 있을 수 없었다"면서 "집단 지도체제, 당권-대권 분리, 재정 투명성 확보 등은 당시 여러 전문가들이 정당개혁을 위해 반드시 해야 한다고 제시한 안들이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 후보는 "탈당 당시 박 후보의 직책은 부총재였다. 부총재는 당에 남아 그런 민주적 당 운영방안을 관철했어야 했던 것이 아니냐"면서 "당시 6월에 지방선거에선 한나라당에 대항해 16군데에 걸쳐 유세를 다녔다. 당에 반대하는 입장이었던 것 아니냐"고 몰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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