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뭉클한 감동 낳은 <카트>, 시사회는 '어수선'…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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뭉클한 감동 낳은 <카트>, 시사회는 '어수선'…왜?

[언론네트워크] 상업영화 최초 비정규직 문제 다룬 <카트> 시사회 현장스케치

영화 <카트>(감독 부지영)는 상업영화 최초로 비정규직 노동 문제에 다룬 작품이다. 일찍이 영화는 사회적 문제를 반영하는 문제작으로 손꼽히며 화제를 모았고, 염정아, 문정희, 김영애, 김강우, 황정민, 천우희, 이승준 등 탄탄한 연기파 배우들의 총출동으로 주목받았다. 22일 오후 2시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카트> 시사회가 개최됐다. 베일을 벗은 영화는 현시대의 노동 문제를 담담한 시선으로 그려내 가슴 깊은 곳까지 울림을 전할 만큼 매력적이었다.
하지만 영화 상영 후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그 감동은 순식간에 열기를 잃었다. 언론 매체를 대상으로 한 시사회에 남성 아이돌 그룹 EXO(엑소)의 일부 팬들이 등장해 혼선을 빚은 것. 이로 인해 간담회는 10여 분이나 지연됐다. 피해 사례는 이뿐만이 아니다. 현장에 참석한 한 사진기자에 따르면 일찍 현장에 도착해 앞자리 표를 받았지만, 홍보사가 팬들을 퇴장시키는 과정에서 기자들의 소속과 얼굴을 확인받느라 본래 좌석에 착석하지 못하고 통로 등에서 불편함을 감수한 채 현장 사진을 담아야 했다.
홍보사의 미숙한 대처와 아쉬운 팬 매너를 뒤로 한 채,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기자간담회가 시작됐다. 먼저 부지영 감독이 마이크를 들었다. 그는 "2년 전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기획 자체가 용기 있는 시도라고 생각했다. 소재가 우리 사회에서 함께 생각해봐야 할 문제라고 생각해서 하게 됐다"며 영화를 연출하게 된 계기를 전했다.

▲ 22일 오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영화 <카트>(감독 부지영) 언론배급 시사회에 참석한 부지영 감독과 배우 염정아, 문정희, 김영애, 김강우, 도경수, 천우희, 황정민, 이승준.(왼쪽부터) ©뉴스컬처(권아로)

상업영화에서 비정규직의 설움을 직접적으로 다룬 영화는 처음이다. 이 지점에서 어려운 점이 없었느냐는 질문에 부 감독은 "상업영화의 소재가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런데 이야기 안에 가족, 성장, 동료애에 관한 이야기가 녹아있어 보편적으로 감동할 수 있는 부분도 많다. 그 균형을 잘 맞춘다면 상업영화로도 손색없다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실화를 모티브로 하는 만큼, 영화를 보고 있으면 비정규직 관련 사회적 이슈들이 어김없이 머릿속에 떠오른다. 부 감독은 "이랜드 홈에버 노동자 문제, 홍대 청소부 문제, 마트에서 이뤄지는 부당 노동 행위 등 비정규직과 관련한 다양한 자료들을 포괄적으로 참고했다"며 "그래서 영화에서 실화와 허구를 구분 짓긴 힘들다. 전반적으로 재구성했고, 극화했다"고 설명했다.
<카트>는 부 감독의 두 번째 장편 영화다. 제작사가 그를 선택한 이유에 대한 질문에 그는 "두 번째 장편에 목말랐다"며 답변을 이어갔다. 그는 "사실 영화에 여자들이 많은 영화를 하고 싶다고 노래를 부르고 다녔었다. 제작사에서도 이를 들은 게 아닌가 싶다.(웃음) 여배우들을 많이 만날 수 있어서 좋았다"고 털어놨다.
배우들에게도 <카트>는 남다른 의미를 남긴 작품이었다. 영화의 청일점인 김강우는 시나리오를 보고 재미없다고 느꼈지만 자면서까지도 계속 생각날 정도로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을 느껴 참여하게 됐고, 처음으로 자신이 나온 영화를 보고 눈물을 흘렸다. 염정아는 시나리오부터 감동을 받았고, 문정희는 드라마에 이어 영화를 통해서도 여자들끼리의 끈끈한 의리를 배웠다. 오랜 연기 경력을 자랑하는 김영애에게는 영화 속 이야기를 많은 사람들도 알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시작한 첫 영화가, 도경수에게는 처음 스크린에 도전하는 작품이 됐다. 천우희, 황정민, 영화에선 반대편 입장에 서는 이승준까지 좋은 영화에 참여한 그 자체를 의의로 여겼다.
영화를 찍으면서 파업에 대한 생각도 바뀌었다. 이승준은 "나이가 들수록 비겁해지는 것 같다. 항상 어려운 사람 생각해야 하고, 파업하는 사람들 지지해야 하는 것을 알고 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무감각해지더라. 영화를 통해 다시 한 번 부당함이 뭔지 생각하게 됐다"고 밝혔다. 천우희도 "사실 영화를 하기 전까지는 단지 하나의 이슈로만 생각했다. 영화를 하면서 많이 반성했다. 나와 상관없다고 생각했는데 내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앞으로 내가 해야 하는 일에 대해서도 고민하게 됐다"며 반성하는 마음과 함께 동조를 표했다.

▲ 22일 오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영화 <카트>(감독 부지영) 언론배급 시사회에 참석한 배우 이승준, 염정아, 문정희, 김영애, 도경수, 천우희, 황정민, 부지영 감독, 배우 김강우.(왼쪽부터) ©뉴스컬처(권아로)

영화의 중심에서 사회적인 문제를 알리는 선두에 서는 선희, 혜미, 순례 역을 소화한 염정아, 문정희, 김영애는 영화를 본 소감을 전하며 소신을 밝혔다. 염정아는 "연기를 통해 뜨거운 감동을 전함으로써 마음으로나마 응원해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문정희는 "분명 사회적인 메시지가 있는 영화지만, 이웃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내 마음이 움직였던 것 같다. 또한 (염)정아 언니와 김영애 선생님과 함께 힘을 합친다면 작품이 더 큰 힘을 가질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김영애는 "살아가면서 우리는 벽에 부딪힐 때가 많다. 의도하지 않게 누구나 가해자나 피해자가 될 수도 있다. <카트>를 보면서 나도 갑의 위치에서 '갑질'을 하진 않았는지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시사회에 참석한 배우들 외에도 영화에는 수많은 배우들이 함께 한다. 김영애는 "우리 영화에는 연기구멍이 없다고 생각한다. 적게 나온 분도 있고, 많이 비친 분도 있지만 많은 연기자가 고생했다. 특히 (도)경수가 처음 하는 연기임에도 잘해서 놀랐다. 안아주고 싶었다"며 훈훈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실제 현장의 환경도 한가족처럼 지내면서 실제 노동조합 같았다. 다같이 밥 먹고, 청소하고, 분장하고…. 비정규직 함께했던 조합원뿐만 아니라 사측으로 참여한 배우들도 모두 한마음이었다"는 문정희의 말처럼 영화 <카트>는 끈끈한 배우들의 우정과 열연 덕분에 영화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더욱 공고히 할 수 있었다.
한편, 비정규직 노동 문제가 마음을 파고드는 영화 <카트>는 오는 11월 13일 개봉한다.

프레시안=뉴스컬처 교류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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