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적인 직장 폐쇄' 논란을 빚었던 공공 병원 속초의료원에서 노조 파괴 시나리오 문건이 발견됐다.
13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장하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속초의료원 측이 지난 6월 이전 작성한 '노조 파괴 시나리오' 문건을 공개하고, "공공 병원인 속초의료원이 시나리오대로 직장 폐쇄, 단체협약 해지 등을 치밀하게 실행해 왔다"고 비판했다.
'파업 대비 사측 대응 무기'라는 제목으로 작성된 이 문건에는 '교섭 연기' → '노조 집회, 시위 대응 아르바이트생 선발' 및 '집회, 시위 대응' → '노조 조합원 교육 목적 회의실 이용 불허' → '부분 직장 폐쇄' → '근로시간 면제 입증 책임 요구를 통한 지부장(노조 위원장) 임금 제한' → '단체협약 해지' 등의 시나리오가 적혀 있었다.
특히 이 문건의 '부분 직장 폐쇄' 항목에는 "무노동 무임금으로 돈줄을 끊어야"라는 말이 적혀 있었다. 노동조합 활동을 채증하기 위해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할 때는 "노동부 시간제 일자리 지원금을 활용하되, 여성 조합원이 많은 바, 알바생도 여성을 많이 모집"하라는 문구도 적혀 있었다.
실제로 속초의료원은 대부분 이 문건대로 노조 파업에 대응했다. 의료원 측은 지난 6월 16일 노조가 요청한 교섭을 미뤘고, 집회, 시위에 대해 엄정 대처하겠다는 사용자 지시 사항을 노조 측에 공문으로 보냈다.
7월 7일부터는 노조 조합원 교육을 목적으로 회의실을 이용할 수 없도록 했으며, 7월 30일에 직장 폐쇄를 했다. 8월 28일부터는 노조 지부장의 임금 미지급을 통보했고, 9월 2일 단체협약 해지 공문을 발송했다.
다만, 아르바이트생 일당 5~10만 원으로 '노동부 시간제 일자리 지원금을 활용'한다는 계획은 이행되지 않았다.
앞서 속초의료원은 파업 중인 노동조합이 업무 복귀를 선언했으나, 복귀 하루를 앞둔 지난 7월 30일 직장 폐쇄를 한 바 있다. 당시 의료원 측은 '노조 파업'을 이유로 입원 환자 150여 명 가운데 130여 명의 퇴원을 유도했다.
장 의원은 "지역민의 건강을 책임지는 공공병원에서 노조 파괴 시나리오가 발견된 것은 충격적"이라며 "고용노동부는 즉각 수사하고 관련자들을 엄중히 처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해당 문건에 대해 속초의료원 관계자는 "(문건에 대해) 방금 확인받았다"며 "나중에 말씀 드리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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