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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쿱의 경쟁력은 소비자 열정"

신성식 대표 "협동조합도 기업…경쟁력 확보해야"

협동조합법이 만들어지고, 바람이 일었다. 법 시행 일 년 만인 지난해 말까지 3000여 개의 협동조합이 만들어졌다.

딱, 거기까지였다. 일 년이 더 흐른 지금, 그 중 70%가량이 사라졌다. 바람을 타고 만들어진 곳 대부분이 망했다. 협동조합이 ‘자본주의의 대안’으로 여겨지곤 하던 분위기를 되짚어볼 때다.

지난 7일 오후 1시 30분, 서울시민청 활짝라운지에서 열린 북콘서트 ‘협동조합 다시 생각하기’는 협동조합 사회가 가진 고민을 정리해볼 수 있는 기회였다. 이 자리는 신성식 아이쿱생협사업연합회 CEO가 콘서트 제목과 같은 이름으로 낸 책의 내용을 중심으로 아이쿱의 성공 전략에 대해 되짚어보는 행사였다.

정태인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 원장이 사회를 보았고 공정경 아이쿱 언론활동팀 기자단 기자, 김종철 <오마이뉴스> 기자, 윤주일 쿠피(CoopY) 협동조합 이사, 장종익 한신대 사회혁신경영대학원 교수, 정현곤 시민사회연대회의 운영위원장이 신 대표에게 여러 가지 질문을 했다.

▲ 아이쿱의 성공 사례가 협동조합에 새로운 활력소가 될까. 신성식 대표이사(오른쪽)가 정태인 원장(왼쪽)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아이쿱협동조합연구소 제공

“아이쿱 경쟁력은 소비자 조직”

아이쿱은 빠른 속도로 성장세를 거듭하고 있는 국내 최대 규모 생협이다. 지난해 말 현재 아이쿱의 한 해 매출은 4270억 원에 달한다.

아이쿱의 주된 성장 요인이 무엇이냐는 질문이 나올 법했다. 광우병 파동으로 인한 안전한 먹거리에 대한 관심 증가 등 사회적 요인을 무시할 수 없다. 실제 아이쿱이 급성장하기 시작한 시기는 먹거리 안전 문제가 사회적 이슈가 되던 때다.

CEO는 하지만 “소비자 활동가 조직”이야말로 아이쿱의 가장 중요한 경쟁력이라고 단언했다.

아이쿱은 먹거리 생산과 유통 등을 담당하는 직원 조직과 소비자 조직으로 조직이 이원화돼 있다. 소비자 활동가 조직은 조합원 교육, 사회 참여 등을 전담해서 실시한다. 제 돈을 내는 소비자가 조합 운영에까지 깊숙이 관여하는, 일견 믿기 힘든 운영 체제다.

CEO는 “전 세계 협동조합 여러 곳을 다녀봤지만, (소비자 조직은) 아이쿱이 세계 톱 클래스”라고 강조했다.

아이쿱의 소비자 활동 참여 비율은 전체 조합원의 약 5% 정도다. “2%만 참여해도 대단한 열정”이라는 협동조합 관계자들의 말을 떠올리면, 믿기 힘들 정도의 열정이 조직을 움직이는 셈이다. 신 CEO는 “조합원 총수의 5%가 총회에 참석하는 곳은 세계 어디에도 없을 것”이라며 “소비자 전문 활동가까지 보유했고, 이 방향으로 계속 나아가고 있다는 건 충분히 자랑스러워해도 된다”고 말했다.

CEO의 말은 협동조합법 시행 이후 생겨나,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협동조합들이 깊이 고려해봐야 할 대목이다. 조합원의 저조한 참여는 조합원 교육, 시장 판로 개척 등과 함께 많은 협동조합이 공동으로 안고 있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소비자 조합원의 열정을 이끌어낼 수 있었던 원동력으로 신 CEO는 창립 이후 줄곧 이어진 “소비자 중심 전략”의 집중을 꼽았다.

그는 “물론 생산자들도 고생을 많이 하지만, 아이쿱이 일정 정도 수준까지 올라가는데 필요한 에너지의 80%는 소비자들의 노력에서 나왔다”며 아이쿱이 10년 전에 ‘농업 문제는 소비자 문제’라는 내용을 공표한 소비자 1만인 대회를 가능하게 했던 원동력이 바로 실례라고 꼽았다.

“당신의 상품 수준은 충분한가”

CEO는 다른 협동조합에 당부도 남겼다. 무엇보다 제품 경쟁력, 협동조합 자체의 경쟁력을 만들어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는 지적이었다. 협동조합도 엄연히 한국의 정글 자본주의 사회에서 경쟁하는 조직인만큼, 그 조합이 만들어내는 상품(혹은 서비스)의 질에 경쟁력이 충분한지부터 따져야 한다는 얘기다.

CEO는 “(협동조합이 만드는) 제품의 기본 품질이 받쳐주지 않으면 사회적 경제는 큰 힘을 받지 못한다”며 “협동조합도 엄연히 사업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신 CEO의 지적을 실행에 옮길 수 있는 여건이 되는 협동조합은 많지 않다. 대부분 협동조합의 자본 조달 수준이 높지 않기 때문이다. 더구나, 협동조합은 ‘일인 일표’의 조직 특성상 주식회사에 비해 대규모 자본 조달이 매우 어렵다. 자본 조달 능력이 떨어지는 조직의 제품 질은 주식회사 제품 질에 비해 떨어질 수밖에 없다.

협동조합이라는 조직 구조 특성상 주식회사와의 일대일 경쟁은 어려울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CEO는 이와 같은 현실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면서도 “협동조합만이 내놓을 수 있는 상품을 개발해야 한다”고 재차 지적했다. 아이쿱의 ‘소비자 활동가 조직’이나 ‘독자인증, 독자상품, 독자유통’ 전략은 살아있는 사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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