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담뱃세 인상과 관련 '서민 증세'라는 비판적 여론이 높아지자 이번에는 '청소년 흡연율 감소'가 목적이었다는 이유를 댔다.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은 1일 경제정책 브리핑에서 "정부의 담뱃값 인상, 지방세 개편이 세수 확보를 위한 '서민 증세'라는 비판이 있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며 "담뱃값 인상은 흡연의 폐해로부터 국민 건강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안 수석비서관은 "우리나라 성인 남성 흡연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고 수준인데도 담뱃값은 OECD 평균의 1/3 수준"이라며 "특히 OECD 성인 평균(25.9%)에 이르는 청소년 흡연율(고3 남학생 22.8%)을 낮추기 위해서도 담뱃값 인상은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안 수석은 설명 자료에서 "흡연 시작연령이 어릴수록 수명 단축효과는 커서, 25세 이후 흡연을 시작한 경우 4년이 단축되는 반면 15세에 흡연을 시작하면 8년이 단축된다"는 외국 연구결과를 인용하기도 했다.
지난달 16일 국무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우리나라 성인남성 흡연율이 44%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고수준인데 흡연으로 인한 질병을 줄이거나 예방할 수 있는 데도 방치하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며 "모든 국가가 담뱃세를 50% 인상하면 3년 내에 흡연으로 인한 사망자가 1100만 명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고 했었다. 같은날 최경환 경제부총리도 같은 취지의 말을 했었다. (☞관련기사 : 박근혜-최경환, 담뱃값 인상 반대하더니 '건강 타령')
안 수석은 또 "주민세·자동차세 인상은 지방재정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지방자치단체, 지방재정학회 등에서 지속적으로 요구한 사항을 수용한 것"이라며 "20년 이상 동결돼 온 정액세를 물가상승률 등 경제여건 변화를 감안해 2~3년에 걸쳐 현실화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한편 "지난 정부 이후 '부자 감세'를 철회하고 소득세와 법인세를 인상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는데 이는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현재와 같이 어려운 경제상황에서 소득세·법인세율을 인상할 경우 기업 투자와 고용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어 경기를 위축시킬 우려가 있다"고 야당의 주장을 일축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이명박 정부에서 박근혜 정부까지 이어지고 있는 부자감세를 철회하고, 법인세를 정상화하고, 상대적으로 감소돼 있던 고소득자·재벌기업 중심 누진체계를 강화하고, 나라 곳간의 빚더미를 막을 실질적인 대책이 돼야 한다"(9월 30일, 백재현 정책위 수석부의장)는 입장이다.
새정치연합은 이날 안 수석이 '청소년 흡연율 때문에 담뱃값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브리핑한 직후 한정애 대변인 논평을 통해 "그러면 이제 청소년에게서 세금을 걷겠다는 말씀이냐"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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