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만신창이 새정치연합…문재인 "유족 설득하겠다"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만신창이 새정치연합…문재인 "유족 설득하겠다"

문희상 "슬픔 느낀다" 박영선 "미안하다" 박지원 "죄송하다"

세월호특별법 관련 3차 합의가 이뤄졌지만 협상의 한 축인 제1야당 새정치민주연합은 안팎으로 비판에 직면했다. 당 지도부는 합의안의 의미를 평가하며 '앞으로 잘 하면 된다'고 당내를 다독이고 있고, 다수 의원들도 침묵으로 사실상 합의안 추인 쪽에 힘을 실었지만 당 내에서도 반발이 나온다.

30일 여야 원내지도부 합의사항 발표 후 본회의 직전 열린 새정치연합 의원총회에서는 박영선 원내대표가 "이게 최상이었다. 더 이상 할 수 없었다. 미안하다. 의원들이 양해해 주기 바란다"는 취지로 발언을 했다. 박 원내대표가 단상을 내려갈 때 의총에 참석한 의원 일부는 박수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당 관계자는 "사실상 추인됐다고 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해 당 원로급 인사로 구성된 비상 지도부도 박 원내대표가 주도한 협상안에 긍정적 태도를 보였다. 문 위원장은 "전원이 만족하는 안을 못 만들었다. 이루 말할 수 없는 슬픔을 느낀다"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회정치의 본령은 소홀히 할 수 없다"고 국회 참여 입장을 밝혔다.

문 위원장은 "세월호 참사 문제는 유족 문제가 아니라 전 국민의 관심사이고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며 "이 결정이 끝이 아니고 새로운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끝나는 순간까지 유족 편에서 슬픔을 같이하고 그들이 원하는 법이 제정될 수 있도록 힘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유족들도 최선을 다한 안이라는 것을 양해해 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의총 발언을 마무리하며 "이제 (본회의장으로) 들어갑시다"라고 했다.

문재인 비대위원도 본회의 전 기자들과 만나 "아직 갈 길이 멀기 때문에 오늘 합의를 받아들일 수 있도록 (유가족을) 설득해 나가겠다"며 "유가족들이 합의안을 받아들이도록 우리가 끝까지 유가족과 함께 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특별검사 후보군 4명을 추천할 때 유가족들이 함께 하기로 한 부분이 관철되지 못하고 추후 다시 논의하기로 한 부분이 아쉬울 것"이라며 "그러나 그 부분은 합의했던 대로 저희가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비대위원은 "저희도 아쉬운데 유가족들의 아쉬움이 더 크지 않겠느냐. 충분히 이해가 간다"면서도 "여야 간 합의로 후보군 4명을 추천하기로 한 것이기 때문에 우리가 합의하는 과정에서 유가족들의 의사를 100% 존중하는 방식으로 그들의 기대나 희망을 충족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박지원 비대위원 역시 "죄송하다"며 "세월호 가족들이 합의에 동의하지 못한다고 하지만, 저희 당의 바닥을 친 지지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끝까지 잊지 않고 손을 잡고 가겠다"고 3차 합의안에 힘을 실었다. 박 비대위원은 본회의 중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난산 끝에 세월호법 협상 타결로 100여 일 만에 본회의장에서 법안을 심의·통과시키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나 지난 8.19 합의안에 비해 내용상 큰 진전이 없다는 점에서 당내외에서는 반발 기류도 있다. 실제로 얻은 것 없이 힘만 썼다는 것이다. 특히 유가족들이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반대 입장을 밝히면서(☞관련기사 : 세월호 유가족 반발 "새정치, 3번째 뒤통수") 지지층 여론도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이날 의총에서는 정청래 의원과 안산이 지역구인 전해철 의원 2명이 합의안의 문제를 지적하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전 의원은 유가족들이 합의안에 반대하고 있다는 점을 짚었다.

정 의원은 "만장일치로 끝난 것처럼 비칠 수도 있는데 그게 아니다"라는 취지로 발언하며 "부족하면 부족한 대로 세월호특별법만 가지고 이야기해야지 여기에 정부조직법과 '유병언법'을 연계한 것은 여당에 또 한 방을 먹은 것"이라고 반대 의견을 밝혔다. 그는 "정부 여당의 정부조직법 안과 새정치연합 당론은 다르다"며 "세월호특별법과 정부조직법은 연계 대상이 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나 의총에서의 의사 표명은 이들 2명에 그쳤다.

당내 진보성향 의원들의 모임 '더 좋은 미래' 소속 은수미 의원은 트위터에 "세월호 진상규명에 유족을 빼면 안 된다"며 "그런데 특검 추천에 유족을 빼고, 정부조직법과 세월호특별법을 연계한다고 한다"고 비판했다. 은 의원은 "'무조건 등원'이라도 좋으니 재협상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허공만 맴돈다"고 적었다.

의석수 5석의 정의당은 김종민 대변인 논평을 내어 "합의안에는 유가족과 국민은 없었다"며 "유가족의 동의, 국민적 합의와는 거리가 먼 거대 양당의 면피용 합의안"이라고 맹비난했다. 김 대변인은 "이번 합의안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한다"며 "양당 합의안이 아닌 유가족이 동의하는 진정한 세월호특별법 제정을 위해 계속 싸워나갈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번 여야 합의안 타결로 박 원내대표가 '명예 퇴진'을 보장받게 됐다는 관측이 많지만, 중진 의원들 사이에 박 원내대표에 대한 동정론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일각에선 정기국회를 마칠 때까지 원내대표직을 유지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그러나 불과 2주 전인 지난 16일, 당 소속 의원들의 의견을 전수조사한 결과 "원내대표직은 세월호특별법 해결과 관련해 마지막 수습 노력을 한 후 결과와 관계없이 사퇴한다"는 데에 다수 의견이 모인 만큼(☞관련기사 : 새정치, 박영선 없이 '박영선 거취' 의견 수렴) 원내대표직 유지는 현실성이 크지 않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