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이 위원장인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있다. 이명박 정부 초기 보건복지부 소속으로 격하됐다가 다시 대통령 직속으로 다시 격상된 뒤 2013년 1월 25일, 당시 임기 한 달 정도 남긴 이명박 대통령이 첫 회의를 주재한 이후 박근혜 정부에서 대통령이 주재한 회의는 한 번도 열리지 않았다. 서면으로 한 차례 회의만 했을 뿐이다.
2006년부터 2015년까지 118조 원의 예산이 배정됐지만, 최근 통계를 보면 예산 낭비에 불과한 대책에 쓰였다는 것을 보여줄 뿐, 사태는 더 심각해졌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3년 한해 출생아 수는 43만6600명으로 전년 48만4600보다 4만8000명이나 감소했다. 합계출산율은 인구를 유지하는 수준인 2.1명보다 거의 1명이 적은 1.19명을 기록했다.
118조 원 중 저출산 예산이 59조4000억원으로 고령화 43조1000억원보다 16조3000억원을 많이 배정한 것을 보면, 고령화 대책보다 출산율 높이기에 더 신경을 쓴 것으로 보이지만, 효과는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2026년 '노인국가' 시대, 2034년 50세 이상이 절반 넘어
고령화 문제는 더 심각하다. 한국이 '세계 1위, LTE급 속도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는 사회라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인구 7%를 초과하면 '고령화 사회'라고 하고, 14%가 넘으면 고령사회라고 한다. 한국은 지난 2000년 고령화 사회에 진입한 뒤, 이제 3년 뒤인 2017년 고령사회가 된다.
다시 65세 인구가 전체인구의 20%에 도달한 사회는 '초고령사회', '노인국가'라고 한다. 한국은 고령화사회에서 '초고령사회'로 달려가는 속도가 단연 1등이 될 전망이다. 불과 26년 걸릴 전망이다. 2026년이면 한국은 '노인국가'가 된다. 프랑스·독일·영국·이탈리아 등 선진국들은 고령화사회 진입 후 초고령사회에 진입하는 데 80~150년 걸렸다. 일본은 36년 걸렸고, 중국은 35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것과 대조적이다.
29일 통계청은 우리 사회의 '고령화' 문제를 부각시키려는 듯, '준고령자' 개념까지 설정해 새로운 통계를 선보였다. 베이비부머 세대가 고령자로 진입하는 문제를 의식해서 통계청이 이 세대를 중심으로 ‘준고령’ 층을 만 50세에서 64세로 설정을 해서 통계를 만든 것이다.
이 통계에 따르면, 준고령자가 10년 만에 300만명 이상 늘어나 올해 1000만명을 넘어서 전체 인구의 20.8%를 차지하고 있다. 65세 이상 고령자는 638만 명으로 12.7%. 준고령자와 고령자를 모두 합치면 올해 33.5%에 달한다.
준고령자와 65세 이상 고령자는 10년 뒤 전체인구 중 40% 선을 넘게 돼 인구구조의 급속한 노화 현상이 한국 경제성장의 중대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통계청은 준고령자 이상 인구가 2024년 43.4%, 2034년 50.5%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이렇게 되면 이제 65세 이상 노인들을 젊은이들이 부양한다는 개념은 의미를 잃게 된다.
현재 고령층 빈곤율은 OECD 최고수준이다. 고령층 10명 중 8명은 연금을 전혀 못 탔거나 공적·사적연금을 다 합쳐도 수령액이 월 25만 원이 채 안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층의 상대적 빈곤율은 높아졌다. 상대적 빈곤율이란 전체 인구 중 중위소득의 50%를 벌지 못하는 인구 비율로, 지난해 기준 65세 이상 인구의 빈곤율은 48.1%였다. 전체 노인의 절반가량이 빈곤층에 속한다는 뜻이다. 전체 연령의 상대적 빈곤율은 2006년 14.3%에서 2013년 14.6%로 소폭 늘어난 반면, 같은 기간 65세 이상 인구의 상대적 빈곤율은 42.8%에서 48.1%로 가파르게 증가했다.
빈곤층으로 전락하지 않기 위한 준고령자들의 생존투쟁이 심각한 모양이다. 지난해 기준 60세에서 64세 고용률이 57.2%로 20대의 56.8% 보다 0.4%포인트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통계청이 경제활동인구조사를 시작한 1963년 이래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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