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2018년부터 신설하는 '통합사회' 교과서를 국정으로 발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통합사회 교과의 국정화 작업이 한국사 교과서의 국정화로 향하는 수순이라는 주장이 제기돼 한국사 국정화 논란이 다시 불 붙고 있다. 25일에는 한국사 국정 교과서에 대해 상반된 시각을 가진 보수-진보 단체가 충돌하는 일이 일어나기도 했다.
이날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교육대학교에서는 지난 24일 교육부가 발표한 2015 문·이과 통합형 교육과정 개정안에 따른 '교과용도서 구분 기준(안) 정책연구 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소동은 토론회의 두 번째 대주제였던 '한국사 교과서 발행 체제 검토' 토론이 시작한 지 5분도 되지 않아 벌어졌다.
객석에 앉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조합원 10여 명이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반대 문구가 적힌 손 피켓을 들자, 한국사국정화추진시민사회단체협의회 회원들이 피켓을 내리라며 고함을 지른 것.
거센 항의에도 전교조 조합원들이 피켓을 그대로 들고 있자, 한국사국정화추진시민사회단체협의회 측 한 회원은 발제자의 마이크를 뺏어 들고 전교조 조합원들을 향해 나가라며 소리쳤고, 또 한 회원은 피켓을 뺏으려 하기도 했다.
결국 토론 진행자가 양측을 제지했고, 전교조 측이 피켓을 내리면서 10분 만에 사태는 일단락됐다.
큰 물리적 충돌은 없었으나, 뒤숭숭한 분위기는 토론회 내내 이어졌다.
발제를 재개한 조진형 자율교육학부모연대 대표가 "자기들과 이념성향과 안 맞는다고 해서 피켓을 들고 나오는 것은 아니지 않으냐"고 하자, 객석에 앉은 전교조 조합원들은 "왜 발제자가 발제 내용과 상관없는 말을 하느냐"며 항의하기도 했다.
발제와 토론 중간 감정적 발언들이 이어지자, 지정토론 사회를 맡은 경인교대 강석화 교수는 "상대방의 입장을 고려. 상대편의 입장에 대한 지나친 비판은 삼가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이날 벌어진 충돌은 앞선 기자회견을 통해 예고됐다. 양측은 토론 한 시간 전인 오후 한 시 서울교대 정문에서 마주 본 채로 각자 기자회견을 열었다.
전교조 측은 "교육부가 문·이과 통합교육과정의 일환으로 추진되고 있는 통합사회, 통합과학의 국정화는 한국사 국정화를 추진하려는 전략적 꼼수에 불과하다. 국정교과서는 시대를 거스르는 퇴행적이고 후진적인 제도"라며 국정 교과서 반대 입장을 폈다.
이에 한국사국정화추진시민사회단체협의회 회원들은 전교조 측을 향해 "전교조 때문에 나라가 망한다", "전교조는 북한이나 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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